친이계가 개헌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면서 오는 8일 개헌의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대표 안경률)’는 지난 6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소속 의원 30여명이 모여 개헌과 관련한 2차 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안경률 의원은 “이 시대 개헌은 21세기 국가 발전 선결 과제이자 국가 백년 대계 초석을 다지는 일”이라며 “국회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현실적 과제로 대통령도 국회 차원의 개헌논의의 시기가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기둥이 약하거나 낡으면 집이 위태롭다는 말이 있다”며 “시대정신에 맞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도 잊고 개헌의 중요성을 피력해온 이재오 특임장관은 “다음에 어떤 정권에 들어서든 이 정치 형태를 그대로 넘겨줘서는 안 된다”며 “이 정권은 끝나지만 다음 들어서는 정권이 선진국으로 들어서고 나라 미래를 건설할 있게 하는 것도 이명박 정권의 시대적 임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특임장관은 “ 2007년 1월부터 지금까지 개헌 논의는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느닷없이 개헌 얘기를 꺼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영우 의원은 “우리 정치 현실에서 개헌하기 적당한 시기는 앞으로 오기 힘들다”며 “개헌은 정치권에서 공론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여러 대통령들을 볼 때 모두 의회와 갈등이 존재했다”며 “개인의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권력구조의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권택기 의원은 “정치적인 갈등으로 인해 연간 300조가 넘는 비용을 해결해야 한다”며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세계적 흐름에서 낙오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총을 앞두고 친이계의 이 같은 행보에 친박계는 반발했다. 친이계가 내부 결집 등을 위해 개헌 논의에 불은 붙였지만 친박계가 진화에 나설 기미도 보인다.

개헌의총에 50여명에 이르는 친박계의 대거 불참이 예상되는 가운데 참석하는 의원도 적극적으로 개헌을 반대한다는 의사표시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성헌 의원은 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친이계의 많은 의원들도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며 “친이.친박을 떠나 한나라당 내부에서 개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헌문제는 친이.친박간의 이해타산에 따른 문제는 아니다”며 “하지만 개헌에 대해 자꾸 더 이야기하면 마치 어떤 정략이 있는 것처럼 해석되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총이 열리면 참석해서 우리 지역 주민들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참석은 하지만 개헌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힐 뜻을 전했다.

이혜훈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몽준 의원이 작년에 개헌논의를 하자고 건의했을 때는 묵살하더니 왜 이제 와서 개헌하자고 하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관심도 없는 문제를 굳이 이 타이밍에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박계 한 인사는 ‘프런티어타임스’와의 대화에서 “지금 구제역이 창궐한데 국민들에게 개헌이 무슨 관심사인가. 개헌보다 지역구를 돌아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의총에 불참할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최정숙 기자 frontier1@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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