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19.1.23

[정우현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이번주 재판에 넘겨진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는 11일께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62)·고영한(64)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재판에 넘기기로 하고 세 사람의 공소장 작성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은 지난달 260쪽 분량의 구속영장에 담긴 40여개 혐의를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주요 혐의는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민사소송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등 '재판거래' ▲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불법수집 ▲ 법관사찰 및 판사 블랙리스트 ▲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천만원 조성 등이다.

▲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12.7

양승태 사법부에서 차례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고 전 대법관은 재임 기간 이들 범죄를 공모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된다.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에 가담한 혐의가 추가될 전망이다.

박 전 대법관은 이와 별개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10여 차례 무단 접속해 고교 후배의 형사사건 진행상황을 알아본 혐의(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도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들이 재판에 넘겨지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진행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일단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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