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유전변이[조선대 제공]

[박민정 기자] 치매에 걸리면 장내 박테리아의 개체 수가 크게 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인터넷매체 '메디컬 뉴스 투데이(www.medicalnewstoday.com)'가 1일(현지시간) 전한 소식이다.

장내 박테리아가 치매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하려고 시작한 이 연구는 일본 국립 노인병·노인학 센터의 기억장애 전문가인 사지 나오키 박사가 주도했다.

나오키 박사 이 센터의 기억장애 클리닉에서 128명의 자원 환자를 모집했는데 평균 연령이 74.2세였고 59%는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신경 심리 검사로 이들의 인지능력을 평가하고, 뇌 MRI 촬영도 했다. 그 결과 일부 참가자만 치매 증상이 있었다. 

연구팀은 장내 박테리아 수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변 샘플을 분석했다.

예상대로 치매 환자와 치매가 없는 환자 사이엔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치매 환자의 대변엔 암모니아, 인돌(indole), 스카톨(skatole), 페놀(phenol) 등 화학물질 수치가 높았다.

스카톨과 인돌은 변 냄새의 주성분으로 농도가 높으면 악취를 농도가 낮아지면 꽃향기를 냄다. 실제로 많은 종류의 꽃향기는 이들 두 화학 성분이 만드는 것이다.

또한 치매 환자는 균 유사체인 박테로이드(Bacteroides) 수치가 정상 환자보다 낮았다. 박테로이드는 유독성 섬유소를 인체가 쓸 수 있는 당류로 분해하는 이로운 세균이다.

하지만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루미노코쿠스(Ruminococcus) 속(屬) 세균 수치는 치매 환자에서 더 높게 나왔다.

사지 박사는 "이번에 관찰연구를 한 것이고 대상군도 작았지만, 교차비(odds ratio)는 확실히 높게 나왔다"면서 "이는 장내 박테리아가 치매 예방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장내 박테리아 변화와 치매의 연관성을 들여다본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다.

그 중엔 장내 박테리아가 면역체계와 감염 수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본 저자도 일부 있었다. 만성 염증이 신경 퇴행의 조건과 연관돼 있다는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는 '장내 미생물 전체(microbiota)가 독립적이고 강력한 치매 위험 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이 분야의 향후 연구는 치매의 결과로 장내 박테리아의 변화가 생긴 건지, 아니면 박테리아의 변화가 치매를 유발한 건지를 밝히는 데 맞춰질 듯하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 뇌졸중협회 주최로 오는 5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2019 국제 뇌졸중 회의'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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