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오 기자]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법이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단지 목숨만 연명하기보다는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개정된 연명의료결정법은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3월28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의식이 없는 환자의 불필요한 연명의료 행위를 중단하려고 할 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전원'에서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비속(배우자·부모·자녀)'으로 축소했다.

현재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가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하려면 4가지 방식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된다.

건강할 때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거나 말기·임종기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계획서'를 써놓으면 된다.

또 '평소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가족 2인 이상이 진술하거나 가족 전원이 동의하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 중에서 특히 '가족 전원 동의' 규정은 지나치게 까다로워서 의료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전원 동의'로 된 현행 규정에 따라 '가족 전원'을 불러모아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중에서 한두 명의 직계혈족만 연락이 두절되더라도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 '존엄사법' 전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 캡처]

연명의료 중단에 가족의 범위를 축소하는 것과 더불어 앞으로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도 훨씬 확대된다.

현재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는 연명의료는 치료 효과 없이 환자의 생존 기간만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체외생명유지술(ECLS. 심장이나 폐순환 장치), 수혈, 승압제 투여 등 임종기에 접어든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생명만 연장할 뿐인 의학적 시술도 중단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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