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지적장애인에 대한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씨가 4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강욱 기자]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가혹 행위를 일삼고 돈을 빼앗은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4일 지적장애인을 한 달여 간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소액결제하는 방법으로 돈을 갈취한 혐의(공갈·특수상해 등)로 정모(22·남)씨와 염모(20·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10대 남녀 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학교 선후배 사이인 정씨 등은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광주 북구 일대에서 약 한 달여 간 A(23·남)씨와 B(21·남)씨를 상습폭행해 상처를 입히고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소액결제하는 방법으로 5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지적장애 장애 5급으로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의 지능을 가진 A씨는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며 친구의 소개로 만난 정씨의 집에서 한 달여 간 반감금 당하며 집안일을 하고 갖은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 등은 A씨 몸에 100여곳 이상을 담뱃불로 지지는 속칭 '담배빵'을 놓고, 상처를 볼펜으로 후비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또 전기 케이블, 쇠파이프, 옷걸이 등으로 틈만 나면 폭행해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정씨 등은 현금이 없는 A씨에게서 돈을 빼앗기 위해 A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4대 개통하고, 소액결제하는 수법으로 수백만원을 가로챘다.

A씨는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정씨가 보복할 것이 무서워 도망가거나 신고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지적장애인에 대한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씨가 4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말께 '비명이 들리고, 상습적으로 소란을 피운다'는 이웃 주민 신고로 출동해 정씨 집에 갇혀 있던 A씨를 구출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폭행 당하는 과정에서 실신을 해 사건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 2달간 수사를 펼친 경찰이 애로를 겪기도 했다.

경찰은 "정씨 등이 지능이 떨어진 약자나 지적장애인을 골라 돈을 빼앗고, 아무 이유 없이 장난감 삼아 때리고 상처 입혔다"며 "주범격인 정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