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수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국민건강지수'가 1점 만점에 0.5점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건강지수는 서울대 경제학부 연구팀(홍석철, 윤양근, 유지수)이 현재 건강보험공단, 통계청, 질병관리본부, 삶의 질 학회 등에서 각기 집계하고 있는 국민건강 지표들을 통합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개념이다.

이번 국민건강지수는 이 분야 전문가 15명과 함께 지수 산정을 위한 가중치를 선별하고, 최종적으로 10개 영역, 29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최근 열린 한국건강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 국민건강지수 추정결과[홍석철 교수 제공]

3일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건강지수는 2009년 0.57점에서 2016년에는 0.54점으로 7년 사이 5.8% 하락했다.

10개 영역별로는 질병이환 및 사고, 건강행태, 정신건강, 예방접종 및 검진, 인구변화 등의 부문에서 건강 수준이 지속해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9개 지표 가운데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 음주·흡연 등 건강행태의 악화, 인구 고령화 등의 부문에서 전반적인 건강 수준 하락 추이가 뚜렷했다. 반면 의료기관 접근성과 건강검진 진료율 등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2016년을 기준으로 광역단체별로 국민건강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울산(0.581)이었으며 이어 세종(0.567), 대전(0.561), 대구(0.558) 등의 순이었다. 반면 국민건강지수가 가장 낮은 광역단체로는 강원(0.516)이 꼽혔으며, 충남(0.523), 부산(0.526) 등이 뒤를 이었다.

지수가 가장 높은 울산과 강원을 비교하면, 대부분 영역에서 울산이 강원보다 높은 가운데 질병이환, 의료이용, 식생활 및 비만 영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강원은 이 중에서도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율 등 만성질환 관련 유병률이 높고, 의료기관 접근성과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전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국 229개 시군구별로는 전남 고흥군(0.617)의 국민건강지수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상위 2∼4위는 경북 경산시(0.615), 울산 동구(0.612), 대전 유성구(0.608)가 차지했다.

▲ 울산과 강원 영역별 비교

2016년 국민건강지수가 가장 높았던 울산과 낮았던 강원을 비교하면 질병이환, 의료이용, 식생활 및 비만 영역에서 큰 차이를 보임. [홍석철 교수 제공]

국민건강지수 순위로 전국 꼴찌는 강원 평창군(0.459)이었다. 아울러 충북 괴산군(0.463), 경기 동두천시(0.469), 전남 목포시(0.469) 등도 최하위권에 속했다.

연구팀은 최근 들어 의료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의료보장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전반적인 건강지표가 하락하고 지역별로 큰 편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번 국민건강지수 분석으로 확인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홍석철 교수는 "이번 결과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부문의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향후 국민건강지수와 정부·지자체의 보건의료 지출 및 보건의료 요인 변수를 결합시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핵심 요인을 파악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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