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소방, 국과수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위해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정우현 기자] 서울 KT 아현국사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관계 기관들의 합동 감식이 26일 시작됐다.

경찰과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아현지사) 화재현장에서 전날 1차 감식에 이어 2차 합동 감식에 돌입했다.

KT 아현국사에 도착한 국과수 관계자들은 두꺼운 마스크와 안전모를 쓴 채 감식에 쓰일 장비가 담긴 은색 가방을 들고 현장에 들어갔다.

감식 장면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KT 아현국사 건물 1층 출입문과 창문 사이로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전날 1차 합동 감식이 진행됐으나 국과수까지 참여하는 2차 감식에서 본격적으로 각종 장비가 투입돼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 책임 소재를 따지는 정밀조사가 이뤄진다.

국과수가 참여하지 않은 채 진행된 전날 1차 감식에서 관계 기관은 우선 화재현장을 눈으로 피해 상황을 살폈고, 지하 1층 통신구 약 79m가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계 기관과 2차 합동 감식을 해야 수사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방화 가능성에 대해 "수원남부경찰서장 시절 지하공동구에 매년 두세 차례 들어갔는데, 사람이 전혀 들어갈 수 없는 구조였다. 문도 이중문으로 돼 있고, 열쇠 관리는 담당자들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T 아현국사가) 어떤 구조인지 봐야겠지만, (외부인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고 부연했다.

또 "112 신고 처리는 무전기와 순찰차마다 배치된 태블릿 PC가 정상 작동돼 큰 지장이 없었다"며 "사건 종결 처리를 하려면 112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데, 일선 서에서 (통신 장애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생겨 서울경찰청에서 처리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12분께 발생한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 화재로 아현국사 회선을 쓰는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카드결제 단말기 등이 먹통이 돼 일대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KT 아현국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광케이블·동 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여 시간 만에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80억 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KT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시를 기준으로 인터넷 98%, 무선 통신 80%가량 복구가 완료됐다며 "완전히 복구되는 데는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용자들의 불편은 오늘 중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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