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 간부에서 시작해 일반 주민들, 그리고 청소년들까지도 빙두(마약)에 대한 열풍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북한 당국도 각종 선전포고문을 통해 마약을 근절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공개처형도 실시 하지만 마약의 열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죽음도 불사하고 마약을 끊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 이들에게서 마약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로 전해지는가?
 
90년대 중반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모든 병원들이 문을 닫았다. 때문에 사람들은 시장에 의존해 약을 구입, 약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은 집 앞에 있는 텃밭에서 아편을 재배하여 얻은 밤색의 ‘아편 진’을 모아두었다가 몸이 아플 때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으로 병을 치료했다.
 
또한 6~7월인 ‘아편 진’을 채집하는 시기가 되면 북한의 모든 고등중학교 3~5학년인 14~16살 학생들이 농촌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각 학교에 배치된 마약재배 농장에서 ‘아편 진’을 채집하는 일을 한다.
 
당시 ‘아편 진’을 채집하는 농촌지원에 동원된 학생들은 마약에 대한 귀중함을 몰랐지만, ‘아편 씨’를 간식으로 닦아먹고, 아편 잎을 반찬 대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농촌지원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온 모든 학생들은 3~4키로 정도의 ‘아편 씨’를 가져다가 집에서 간식으로 먹었다. 그 당시 먹었던 ‘아편 씨’의 맛은 들깨처럼 고소했고, 아편 잎으로 만든 반찬도 시금치보다 맛있는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이처럼 북한주민들 속에서 아편, 즉 마약이라는 인식은 고소함과 부드러운 맛, 거기에 더해 병을 치료해주는 만병통치약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북한에는 당국이 선전용으로 내놓은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라는 구호가 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이 노골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아편에 대해 북한 주민들도 자연적으로 “당이 아편을 재배하기에 우리도 아편을 재배하고 아편을 사용해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노골화 되면서 90년대 말에는 아편이 아닌 얼음, 즉 화학제품으로 만든 마약의 일종이 등장하게 되고, 주민들 속에서는 얼음(마약)을 사용하면 모든 병이 나아진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몸이 아픈 사람들은 시장에서 파는 약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 얼음(마약)을 약품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무슨 돈이 있어 비싼 얼음을 구입하는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몸이 아프면 어쩔 수 없이 시장에서 약품을 구입한다.
 
‘병에는 장사가 없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어도 몸이 아픈 사람들은 시장에서 약을 사먹으려고 하고, 약이 없다면 아픔을 마약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북한 사람들의 의식이다.
 
지난 21일 오마이뉴스는 “거의 대다수 북한 주민은 하루하루 벌어먹기도 바쁜데 옥수수 100kg와 맞먹는 마약을, 그것도 마치 전 국민이 흡입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이는 북한 현실을 아는 사람에게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주민들이 생각하는 마약은 마약의 개념이 아닌, 구급약품의 개념이다. 때문에 몸이 아픈 사람들은 100kg의 옥수수 가격이 들어가더라도 마약을 구입하려고 하고 마약 1그람을 구입했다고 하여 한 번에 사용하는 것이 아닌, 10번에 나누어 사용하기에 한 번 몸이 아플 때 사용하는 비용은 옥수수 10kg에 불과하다.
 
이처럼 북한 주민들 속에서 마약이 만병통치약, 구급약 등으로 인식되었기에 북한 당국의 그 어떤 선전에도 북한 주민들의 마약 열풍을 잠재우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장성근 기자 nihao55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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