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물에 잠긴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AFP=연합뉴스]

[윤호 기자] 시속 100㎞에 달하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집중 호우로 인한 영향으로 이탈리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9일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북부 롬바르디아, 베네토,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리구리아,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중부 아브루초 등 6개 주에 최고 등급의 경계 경보가 발령됐다.

특히 북동부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이날 강풍을 동반한 호우의 직격탄을 맞으며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 해수면 위 156㎝까지 급상승하며 도심의 75%가량이 물에 잠기는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역대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은 1966년에는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해수면 위 194㎝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한때 범람 수위가 160㎝에 도달해 1979년 이후 40년 만에 최악의 침수로 기록될 것이라는 관측도 일었으나, 수위는 이날 오후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홍수에 따른 안전 우려로 주요 교통 수단인 바포레토(수상버스)의 운항이 중단되고, 관광객들이 밀집하는 산마르코 광장도 전격 폐쇄됐다.

▲ 29일 침수 피해를 입은 베네치아 도심을 장화를 신고 걷고 있는 관광객들 [AFP=연합뉴스]

베네치아는 '아쿠아 알타' 시기에 조수가 해수면 위 100∼120㎝까지 상승할 경우를 상정하고 도심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 조수 높이가 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 주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는 "범람 수위가 베네치아와 피렌체에 대홍수를 일으킨 1966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강풍으로 쓰러진 대형 나무들이 차량과 사람을 덮친 탓에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 29일 로마 도심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주차된 차량을 덮친 모습 [EPA=연합뉴스]

로마 인근에 위치한 도시 프로시노네에서는 부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치며 탑승객 2명이 사망했다. 남부 나폴리에서도 나무에 깔려 20대 청년 1명이 숨졌다. 아드리아해 인근에 위치한 중부 마체라타에서도 나무가 차량위에 쓰러져 40대 여성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다.

남부 칼라브리아 주의 칸탄차로에서는 선박이 접안 시설을 들이받으며 선박에 타고 있던 남성 1명이 실종됐다.

북부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와 홍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북부와 오스트리아를 잇는 '브레너 패스'가 폐쇄돼 한때 열차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잇는 셈피오네 지역의 도로 역시 차단됐다.

▲ 29일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에 따르면 시속 100㎞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집중 호우로 북부 롬바르디아, 베네토, 중부 아브루초 등 6개 주에 최고 등급의 경계 경보가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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