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오 기자]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전라남도 연합유족회(이하 전남 유족회•회장 류영달)는 지난 22일 오후 전남 보성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제4회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전라남도 합동위령제’를 개최했다.

네 번째를 맞는 이번 위령제는 전남 유족회 주최, 보성군 유족회(회장 박성태) 주관으로 전국에서 모인 유족과 추모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해와 평화의 염원을 담아 열렸다.

씻김굿 공연
사전 공연

1부에선 판소리 부분 대통령상을 수상한 한정아․이지선 국창과 장장수 보성소리 보존회장(고수)이 희생자 천도를 위한 씻김굿을 공연했다.

제례

이어 한국전쟁 전후에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의 넋을 위로하는 제례는 백준선 산양문예회장이 진행으로 개최됐다.

특강 중인 주철희 박사

다음으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해와 여순항쟁의 역사적 재조명’을 주제로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가 특강을 진행했다.

본행사인 2부에선 추모사와 유족 대표의 추모시 낭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결의문 낭독, 헌화 등이 진행됐다.

인사말 중인 류영달 전남 유족회장

전남 유족회 류영달 회장은 인사말에서 “68년 만에 추모제를 올리게 돼 부끄럽다”며 “1950년에서 이후 3년 동안 한국전쟁 전후에서 130만 명이 희생됐다”며 “하지만  OECD국가에서 대한민국만이 과거사 정리를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끝난 지 반 세기가 넘으면서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과 유족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희생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기위해 민간인 학살 배ㆍ보상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영사 중인 김철우 보성군수

김철우 보성군수는 환영사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지금까지 수많은 편견과 오해를 겪으며 지냈을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라도 유족들에게 진솔한 설명과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우리나라는 이념갈등으로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 뼈아픈 역사를 가졌다”며 “평화가 시작되고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선 잘못된 과거를 직시하고 진실을 밝혀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태 보성군 유족회장도 환영사에서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에서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에 대한 많은 논의와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문제 해결은 소원하기만 하다”며 “이제는 유족 스스로 더욱 더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를 향해 큰 목소를 내야만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억울하게 죽어가는 민초들과 아픔을 평생 간직한 채 살아가는 유족들이 없어야 한다”며 “하루빨리 정부가 과거의 불법 행위에 대해 진실을 소상히 밝혀 대한민국이 인권과 평화의 나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사 중인 박병호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박병호 전남 행정부지사는 추모사에서 “한국전쟁전후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이 존재한다는 역사적 사실을 전라남도는 기억하고 있다”며 “국가의 잘못을 덮기 위해 진실을 묻고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미룬다면 진정한 화해와 협력은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은 지난 2015년 2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처음으로 희생자 위령사업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과 전국 최초로 시군별 위령제를 전남 합동위령제로 승격시킨 바 있다”며 “위령탑을 세우고 희생자 유해매장지로 추정되는 곳에 안내판을 만드는 등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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