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유흥탐정' 계정 사진 캡처

[이강욱 기자] 성매매업소 손님과 단속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휴대전화 번호를 1천800만개 수집해 성매매업소 업주들에게 팔아온 개인정보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15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성매매업소 이용객과 단속 담당 경찰관의 휴대전화 번호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성매매 업주들에게 판매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업체 운영자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성매매업소 이용객과 성매매 단속 담당 경찰관 전화번호를 1천800만개 수집한 다음, 이를 스마트폰 앱 형태로 만들어 성매매업소 업주들에게 판매했다.

이 앱을 사용한 전국의 성매매업소 800여곳은 한 곳당 월 15만원씩 이용료를 내면서 고객을 모집하거나 경찰 단속을 피했다. 이런 방식으로 A씨 일당이 벌어들인 수익은 최근 6개월 동안에만 7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월께 '남자친구나 남편의 유흥업소 출입 기록을 알려주는 사이트'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유흥탐정'도 이 이 업체를 통해 남성들의 성매매업소 출입 기록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빠르게 화제가 됐고, 성매매 후기 사이트의 남성 회원들은 불안에 떨었다.

실제로 유흥탐정은 의뢰비 5만원과 함께 특정 남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면 휴대전화 명의자의 성매매업소 출입 기록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매매업소 출입 여부는 물론이고 방문 날짜, 통화 내역 등 상세한 기록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흥탐정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거래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가 있다고 보고 운영자의 소재를 쫓고 있다.

유흥탐정은 경찰 수사 와중에도 텔레그램 등으로 버젓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거래 등)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는 당연하지만, 성매매 기록을 알려주는 곳을 수사하기 이전에 성매매업소와 이용객을 엄정히 단속하는 게 먼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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