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현지시간) 전 세계 사망자 20명 중 1명꼴로 술이 사망의 직간접 원인이라고 밝혔다.

WHO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300만 명이 술 때문에 사망했다며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과 폭력, 교통사고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고 우려했다.

술로 인한 사망자 수에는 음주 운전과 술로 인한 폭력, 알코올 남용, 질병, 장애 등으로 인한 사망 건수까지 포함돼 있으며, 사망자의 4분의 3은 남성으로 나타났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너무 많은 사람과 그들의 가족, 지역사회가 술로 인한 폭력, 정신질환, 암과 뇌졸중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건강한 사회를 해치는 이러한 위협을 막아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알코올 남용이 결핵, 에이즈, 폐렴 등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며 술의 악영향을 지적했다.

지난해 술이 직간접 원인이 된 사망자 300만 명은 전 세계 사망자의 5.3%를 차지했다. 반면 에이즈는 1.8%, 교통사고는 2.5%, 폭력은 0.8%로 집계됐다.

WHO는 "2010년 이후 폭음과 알코올 관련 사망 건수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술이 원인이 된 사망 건수가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인구 중 한 번이라도 술을 마신 사람은 23억 명으로, 술 소비량 등을 분석했을 때 매일 평균 33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2010년과 비교해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10% 포인트 가량 낮아졌음에도 여전히 1년에 1인당 10ℓ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 술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WHO는 유럽 외에도 중국, 인도 등 아시아에서 술 소비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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