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한국의 고용 상황이 좀체 풀리지 않는 가운데, 취업자 증가 폭은 두 달 연속 1만 명을 밑돌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음식·도소매 분야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90만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3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1만 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월부터 7개월째 10만 명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도매 및 소매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조선업·자동차 등의 구조조정 여파가 계속되면서 1년 전보다 10만5천 명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도 각각 12만3천 명, 7만9천 명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9개월째, 숙박·음식점업은 15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됐다.

건물 청소원이나 경비원 등이 속하는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의 취업자는 11만7천명 줄어들며 작년 2월부터 19개월째 감소세다.

▲ (연합뉴스)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8월 고용동향 발표를 하고 있다.

통계청은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자동차·조선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도소매업 등 연관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취업자 수가 15만8천 명 줄어 1991년 12월(-25만9천 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30대 취업자는 7만8천명 줄었다.

65세 이상의 경우 취업자가 작년 8월보다 16만3천명 증가하고 고용률도 0.8%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체 고용 동향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종사상 지위로 보면 자영업자는 5만3천명 줄었고,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18만7천명, 5만2천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는 27만8천명 늘었으나 작년 8월 증가폭(46만7천명)에는 못미쳤다.

전체 고용률은 60.9%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4월 0.3% 포인트 하락한 후 최근 3년 3개월 사이 가장 낙폭이 컸던 지난 7월과 같은 수준이다.

실업자는 113만3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4천 명 늘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36만4천 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0년 8월(4.1%)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0%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99년 8월 10.7%를 기록한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다.

통계청은 청년층 실업률 상승은 주로 10·20대 일자리 사정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음식·도소매업 등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은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많이 줄면서 10·20대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8%였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0%였다. 둘 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재학·수강(-11만9천명), 육아(-9만명) 등에서 줄었지만 가사(9만7천명), 쉬었음(9만2천명) 등에서 1년 전보다 10만8천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5만1천명 늘어난 53만3천명이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공동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제조업 고용부진, 서비스업 취업자 수 감소 전환,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을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구조조정, 자동차 판매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고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은 과당경쟁, 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체 등으로 인해 업황이 위축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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