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로 물 불어난 지리산 피아골 계곡[구례군 제공]

제19호 태풍 '솔릭'이 쓸고 간 광주와 전남에 이번에는 폭우가 내리고 있다.

태풍 피해 집계나 복구는커녕 강풍을 동반한 비로 약해진 지반과 농경지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 침수 230㏊, 낙과 102㏊, 어패류 230만 마리…'태풍 피해'

27일 전남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태풍 솔릭으로 농경지 230㏊가 침수되고 과수원 102㏊는 낙과, 논 34㏊는 벼 도복(쓰러짐) 피해를 봤다.

완도 등 4개 시·군 양식장 2천79칸에서는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전복 210만1천 마리, 어류 20만 마리는 폐사하거나 유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농작물과 양식물 피해는 집계가 계속될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로 5건, 하천 8건, 항만 시설 13건, 가로등이나 가로수 498개 등 시설물 피해도 접수됐다.

고흥, 장흥, 곡성에서는 부상자도 1명씩 발생했다.

▲ 솔릭의 흔적[연합뉴스 자료사진]

◇ 피아골 367.5㎜…전남 동부권 폭우

솔릭이 소멸한 뒤 한숨 내쉴 겨를도 없이 광주·전남 곳곳에 폭우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날부터 내린 강수량은 피아골 367.5㎜, 성삼재 308.5㎜, 구례 282.5㎜, 복내 217.5㎜, 황전 214.5㎜ 등을 기록했다.

시·군 단위로는 곡성 177.5㎜, 담양 145㎜, 순천 142.1㎜ 등 비가 내렸다.

광주와 나주에는 호우 경보가 발효됐다.

태풍이 목포를 중심으로 전남 서부권에 강한 바람과 비로 '흔적'을 남겼다면 폭우는 구례, 곡성, 순천 등 동부권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전날 오전 순천시 주암면 복다리 용촌천이 범람해 35가구 주민 50여명이 인근 중학교에 긴급 대피했다.

구례군 용방면 봉덕마을 앞 용강천에서는 둑 15m가 불어난 물에 유실됐으며 주택 침수 신고도 잇따랐다.

광양시 진월면에서는 낙뢰로 배수장 펌프에 이상 전류가 발생해 변압기에 불이 나기도 했다.

태풍으로 대규모 낙과 피해가 발생한 순천 과수원 일대에는 또다시 많은 비가 내려 복구 작업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 물에 잠긴 마을회관[순천시 제공]

◇ 시·군별 피해 집계 속도…일부 '우심지역' 나올 듯

전남도는 태풍과 폭우 피해 집계를 마치는 대로 그 규모에 따라 우심 시·군 또는 특별재난 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우심 지역은 사유 시설의 경우 복구비의 70%를 국비로, 특별재난 지역은 80%를 국비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방비로 충당한다.

현재 상황으로 특별 재난지역으로 검토할 만큼 피해가 발생한 시·군은 없지만, 일부 시·군은 우심지역 기준을 충족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남도는 보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재정력에 따라 피해액이 18억∼36억원을 넘으면 우심 시·군으로 지정될 수 있다.

전남도는 공공시설 복구비로 특별교부세 20억원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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