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부인과 이를 공모한 내연남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는 6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송모(49·여)씨와 내연남 황모(48)씨에게 1심처럼 각각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내연 관계인 피고인들로선 살해 동기도 충분하다"며 원심의 사실관계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송씨에 대해 "이혼 후 두 딸과 함께 피해자 집에 들어가 같이 살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황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향후 배은망덕한 범행이 다시 나타나지 않게 하고, 간악한 방법으로 피해자처럼 죄 없는 생명을 빼앗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중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황씨에 대해서도 "송씨와 공모해 불륜을 지속하고 피해자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범행했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반성은커녕 범행을 부인하고 지속해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일말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검찰 구형대로 사형을 택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피고인들도 인간으로 태어난 만큼 헌법상의 생명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순간적인 탐욕으로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들에게 사형까지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황씨와 짜고 2016년 4월 22일 남양주시 자신의 집 작은방에서 잠이 든 남편 오모(당시 53세)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신 부검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오씨의 몸에선 치사량인 니코틴 1.95㎎/ℓ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다량 발견됐다.

수사기관은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송씨와 혼인신고가 된 점, 황씨가 니코틴 원액을 국외에서 구매한 점, 니코틴 살해 방법과 치사량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황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을 범인으로 검거했다.

두 사람은 오씨 사망 직후 집 두 채 등 8억원 상당의 재산을 빼돌리고 서둘러 장례를 치른 것으로도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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