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숙박·음식점업 경기가 13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대출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51조2천5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조4천644억원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 대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을 살펴보면 2014년까지는 4조원을 밑돌다가 2015년 들면서 확대된 후 최근까지 4조∼5조원대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황 경기가 좋다면 대출 증가를 나쁘게 볼 수는 없다. 생산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해당 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문제는 숙박·음식점 경기가 고꾸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93.7(2015년=100)로, 2005년 1분기(9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매출액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2015년 생산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1분기 생산은 2015년보다 뒷걸음질 쳤다는 의미로 업황 경기가 13년 만에 가장 나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창업 행렬에 따른 시장 과포화와 내수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인해 해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추운 날씨, 미세먼지 때문에 가계가 외식을 꺼린 영향까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의 질도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숙박·음식점업 대출 중 예금은행 대출 잔액은 36조4천661억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은 14조7천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예금은행 대출이 덩치 자체는 크지만 비은행(2조7천443억원)이 예금은행(1조7천202억원)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을 앞서며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대출 증가액은 2016년 3분기까지 예금은행보다 적었지만 그 이후 역전해 최근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차주의 신용도도 높지 않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에서 저신용자(7∼10등급) 비중은 14%로 부동산임대업(2%), 제조업(10%), 도매업(9%), 소매업(12%)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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