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주(州)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에서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 지진으로 인해 용암이 분출되고 있는 모습 [USGS/로이터=연합뉴스]

[윤호 기자] 미국 하와이 주(州)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서 또다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4일(현지시간) 오전 12시 32분께 킬라우에산 남쪽 산자락 주변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있었다고 밝혔다. 진앙은 용암분출로 주민이 대피한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에서 17㎞ 떨어진 지점이다.

앞서 한 시간 전쯤 규모 5.4의 지진이 킬라우에아 화산 남동쪽 펀 포레스트에서 일어났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잇단 강진으로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규모 5.0 지진 이후 무너져내린 3개의 분화구에서 용암이 흘러내리고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에서는 다시 강진이 일어나 추가로 분화구 붕괴가 있었을 것으로 화산관측소는 예상하고 있다.

▲ 하와이 섬의 킬라우에아 화산[EPA=연합뉴스]

화산관측소는 전날 오후부터 화산 분화구의 푸 오오 벤트 동쪽 균열 지점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숲 사이로 타고 내려와 주택가 일부 도로를 덮었고 가옥 두 채가 불에 탔다고 알렸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지사는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가까운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와 라니푸나 가든스 지역 주민들에게 강제대피령을 내렸으며, 주민 1천500여 명이 대피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직 용암분출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와이 섬의 전체 상주 주민은 약 20만 명이며, 관광객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 분화구의 균열이 150m 정도에 달한 가운데 끓어 넘친 용암이 공중으로 치솟기도 했다고 관측소 측은 전했다.

관측소 관리들은 용암으로 공중으로 치솟는 용암 분천의 높이가 최고 45m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했다.

현재 주 방위군 병력이 동원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내뿜는 연기

하와이 재난 당국은 특히 킬라우에아 분화구에서 이산화황 가스가 분출됨에 따라 인근 지역의 노약자와 호흡기 환자 등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분화구 위쪽으로는 거대한 이산화황 가스 기둥이 목격됐다.

민간방어국 관리는 "이산화황의 농도가 극도로 높은 상태여서 목과 눈, 호흡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옥 수십 채가 용암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상태다.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의 한 가옥에는 뒷마당에서 200m 떨어진 지점까지 녹아내린 용암이 근접했으며, 가옥 두 채가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해발 1천250m의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주변에서 전날 오전 10시 30분 규모 5.0의 지진과 여러 차례 여진이 발생한 이후 푸 오오 벤트 분화구의 동쪽 균열지대에서 용암과 증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지진은 푸 오오 벤트 분화구의 화구 바닥이 붕괴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미지질조사국(USGS)은 설명했다.

하와이 주 화산국립공원에 포함된 킬라우에아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 중 한 곳이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1950년대와 1980년대 용암을 분출한 적이 있으며, 마그마로 만들어진 절경을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초부터 수백 차례 이어진 약한 지진 이후 화산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 카운티 재난 당국은 용암분출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당국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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