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회담장에 동시에 입장해  폭 2천18㎜의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는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인테리어 등을 포함해 회담장 내부의 모습을 공개했다.

회담 장소인 2층은 방명록이 놓인 1층 로비에서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다.

▲ 자유의 집 정상회담장 실내 조감도[청와대 제공]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왼쪽과 오른쪽 끝에 있는 출입구 대신 가운데에 있는 문 두 개짜리 출입구를 통해 동시에 입장하게 해서 양 정상이 들어오는 입구부터 통일했다.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게 되면 왼편에 남측 대표단, 오른쪽에 북측 대표단이 앉을 수 있게 만든 길쭉한 타원형 모양의 테이블이 보인다.

테이블은 궁궐의 교각 난간 형태를 본떠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 (연합뉴스)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이번 정상회담장에 두 정상이 앉을 의자는 한국전통가구의 짜임새에서 볼 수 있는 연결의미를 담은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으며, 등받이 최상부에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다.

청와대는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고자 사각 테이블 대신 타원형 테이블을 놓았다고 밝혔다.

타원형 테이블 중앙의 폭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해 2천18㎜로 했다.

▲ 정상회담장에 놓일 테이블 조감도[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정착 실현을 위한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기념물로 보존할 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이다.

테이블 양측에는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의자가 놓였다. 양측 가운데에 남북 정상이 앉을 의자는 등받이 최상부에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그려진 한반도 문양을 새겨 돋보이게 했다.

양 정상의 의자는 흰색이고 나머지 의자는 노란색이다. 테이블의 양 뒤편으로는 각각 6명씩 앉을 수 있는 배석자용 테이블이 별도로 놓였다.

회담장의 배경이 될 출입문 맞은편 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은 신장식 화백의 작품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 그림을 배경으로 취재진 앞에서 악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 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라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회담장 배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고 있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이 걸려있다. 청와대측은 이 작품 선정 이유에 대해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신 화백은 1988년 서울올림픽 미술 조감독을 지내며 금강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10여 차례 금강산을 방문해 '금강산 12경'을 그리는 등 '금강산 작가'로 불린다.

회담장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옥의 내부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양측 대표단의 뒤편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견고한 신뢰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담아 뒤틀림 없이 아름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는 전통 창호를 설치했다.

회담장에 깔리는 푸른 카펫에도 각별한 의미를 담겨뒀다. 청와대는  "한반도 산천의 아름답고 푸른 기상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뜻"이라고 밝혔다.

남측은 회담장을 만들면서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테이블 위에는 나무로 만든 티슈통까지 놓였고 회담장 입구 쪽으로 양편에 공기청정기를 1대씩 놓았다. 테이블 위로 직사각형 조명 7개가 있는데 이는 회담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평화의집 2층은 회담장 출입문을 나오면 밖이 훤히 보이는 유리 난간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앞두고 천장부터 바닥까지의 길이로 블라인드와 같은 느낌을 주는 나무 막대를 몇 묶음씩 세워 이를 가렸다. 엘리베이터 역시 출입문을 제외한 외부를 같은 식으로 만들었다.

현장 관계자는 보안 사항이라며 해당 인테리어를 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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