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0대 후반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많은 탓이다.

18일 한국은행이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주요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가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2016년 기준 20.5%p(포인트)로 OECD 회원국 중 터키(41.4%p), 멕시코(34.9%p), 칠레(21.2%p)에 이어 4위다. 

OECD 평균은 16.4%p였고, 일본은 17.2%p로 한국보다 낮다.

연령대별로 한국은 30대 후반에서 성별 격차가 36.3%p로 벌어졌다. 이 연령대에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58.0%로 떨어진 탓이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 후반 75.0%에서 내려왔다가 40대 후반에선 다시 70.0%로 상승하며 M자 모습을 보인다.

일본도 여성경제활동참가율 그래프가 M자 형태지만 한국보다는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평균 63.6%로 15년 전보다 6.6%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80.0%로 2.4%p 하락했다.

한국도 8.5%p 높아져서 58.4%에 달했지만 OECD 평균에는 못 미쳤다.

한은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 확대 배경으로 경제구조 변화와 일·가정 양립정책, 양성평등 강화 등을 꼽았다.

여성 취업자가 많은 서비스업 비중이 커졌고 시간제 고용·미취학 아동 교육비 지원이 증가했으며 출산휴가·육아휴직 기간도 길어졌다.

유럽 주요국 상장기업 여성 임원 비율이 2004년 8.0%에서 2016년 26.2%로 뛰고 OECD 회원국 남녀 임금 격차도 꾸준히 개선되는 등 양성평등이 강화됐다.

다만, 저임금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나 시간제 고용 확대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한은은 "경제구조 변화는 임금 격차를 확대시키며 고용 질을 저하시킬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국가는 아이슬란드(86.2%), 스웨덴(80.2%), 스위스(79.5%), 독일(73.6%) 등이다. 미국(67.3%), 일본(68.1%)도 평균 이상을 넘었다.

한은은 "북유럽 국가들은 공공 보육서비스와 양성평등 문화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는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남녀 동일노동·동일임금 인증제를 도입했다. 이 밖에 보육 지원과 남성 육아휴직 활용, 여성 교육 성취도 및 고위직 진출 등에서 양성평등 문화가 보편화됐다.

일본은 임신, 출산, 육아휴직에 따른 직장 내 불이익을 금지하고 육아휴직 중 경제적 지원을 한다.

한은은 "북유럽 국가들은 공공 보육서비스와 양성평등 문화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한국은 보육지원 제도 확충과 육아휴직 활용 제고로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 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여성노동 시장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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