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알레르기 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가 남성 생식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가려움,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이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히스타민의 분비를 차단하는 약이다.

9일 영국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실험의학·생물학연구소(Instituto de Biologia y Medicina Experimental)의 카롤리나 몬딜로 박사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표된 60편 이상의 관련 연구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몬딜로 박사는 항히스타민제는 고환에서의 성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고환에서 성호르몬이 제대로 생산되지 않으면 정자 수가 적은 것은 물론 정자의 모양과 운동(motility)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논문들은 대부분 쥐, 햄스터 등 동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몬딜로 박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 볼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찬나 자야세나 박사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남성 정자의 평균적인 질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점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약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게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켄트대학의 대런 그리핀 유전학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인한 재채기가 오래 지속되는 것도 생식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수 있다면서 필요할 때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것이 재채기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생식학회(Society for Reproduction and Fertility) 학술지 '생식'(Reproduc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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