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임신 기간 중 산모의 입덧이 심하면 임신부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태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일병원 주산기과 한정열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년 1∼6월에 전국 4개 병원에 등록한 임신부 472명을 대상으로 입덧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대상 임신부의 80.7%(381명)가 입덧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중에는 입덧으로 나타나는 구역질과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 적극적인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 입덧이 7%, 간단한 치료로 회복할 수 있는 중간 정도의 증상이 63%로 각각 파악됐다.

입덧은 임신부의 삶의 질도 떨어뜨렸다. 경증 임신부는 임신 전보다 삶의 질이 30%가량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고, 중증 임신부는 이런 하락 폭이 50%로 더 컸다.

입덧은 평균 임신 6주께 시작해 임신 9주께 최고로 심해졌다가 임신 14주께는 90%가 회복됐다. 하지만 14주 이후에도 10% 정도는 입덧이 지속됐다. 또 이전 임신에서 입덧을 경험한 임신부가 다시 입덧을 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임신부보다 1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정열 교수는 "일반적으로 입덧은 건강한 임신을 의미하지만, 중증 입덧은 영양 상태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엽산제 복용 등을 방해함으로써 기형아 발생과 저체중아 출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어 "태아기의 영향 불균형은 성인기의 당뇨병과 신경 및 정신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입덧이 심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신부는 입덧을 잘 관리하기 위해 식사를 조금씩 자주 하는 식으로 식사습관을 바꾸는 게 좋고, 맵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구토를 유발하는 냄새나 환경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덧이 심해지거나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경우에는 피리독신과 독시라민이 포함된 입덧 약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탈수가 심해지고 체중이 계속 줄어든다면 수액과 약물을 이용한 적극적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영문판(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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