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해 경찰이 스포츠센터의 불량 소방시설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건물 소방조사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소방관 2명을 형사 입건했다.

제천 참사와 관련해 현직 소방관이 입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재 참사 스포츠센터를 소방특별조사한 뒤 소방시설의 문제점을 묵인한 제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10월 31일과 지난해 1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스포츠센터 소방시설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특별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당시 이 건물 옥내 소화전과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소방시설 전기 시스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11월 민간업체가 실시한 소방점검 때는 무려 29개 항목 66곳의 소방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이로 인해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2층 사우나 비상구가 가로막혀 화를 키웠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이들 소방관 2명이 이 건물의 소방시설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도 소방특별조사보고서상에 '정상'으로 기재한 정황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건물주와 결탁했는지 등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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