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민주당의 ‘무상 공세’에 맞서 주민투표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홀로 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찬물을 부었다.

김 지사는 26일자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추진에 대해 “선거비용도 만만치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많이 겪어 봤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안 한다”며, “누구에게 득이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학생들 밥을 먹이니 안 먹이니 하는 문제를 갖고 주민투표를 한다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가급적이면 대화와 타협으로 원만하게 소통해야 한다”면서 “경기도 의회는 3분의 2를 민주당이 잡고 있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고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소통이고 통합이다. 시민들이 4년 하라고 뽑아 놨으면 최선을 다해서 하도록 노력하는 게 민주주의 원리”라고 설명해 자신의 방식이 맞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의 핵심 측근은 <독립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애들 밥 먹이는 수준은 이미 넘어선 것 아니냐”며, “김문수 지사의 말은 민주당식 1차원적인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만 봐도 각종 무상 시리즈로 국가 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김 지사도 잘 알텐데 왜 그렇게 호도하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조선일보>는 이 날자 신문에서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보도를 인용, “퍼주기식 복지로 인해 공적 연금 지급액이 GDP의 10%를 초과해 50조엔(약 678조원)을 넘어서는 등 일본 국가 재정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아동수당, 고속도로 무료화 등 무상복지 정책으로 집권했던 민주당 정부가 위기에 빠졌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세론 일축…손학규, “민주당이 본인도 어색할 것”

잠재적 차기 대권 주자인 김 지사는 자신의 경쟁자들에 대한 날선 평가도 내놨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김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이고, 정치적으로는 유일하게 후광을 독점적으로 상속했다. 한나라당 대표도 했고, 국회의원이고, 매력도 있다”고 평하면서도 “과연 (현재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단정하긴 어렵고, 본인이 잘 아실 것”이라고 말해 ‘박근혜 대세론’을 일축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3번 했고 장관에 대변인, 도지사까지 했다. 십몇년을 한나라당에서 옷을 입었는데...”라며 “전임 경기도 지사인데, 그 분이 저쪽 당(민주당)에 있으니 그게 좀 어색한데 본인도 어색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선 “비교적 사심이 없고 애국심이 강하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이 낮은 것이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차기 대선의 핵심 이슈로는 국방·안보·외교·통일을 꼽으면서 “대통령 출마자는 출세의 방편으로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에 주문하면서 정국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 “지금 헌법을 고쳐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 지금 어려운 게 개헌이 안돼서 그런 것인가”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일부에서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을 뽑을 때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100일 만에 물러가라고 시위를 했다”며, “광화문 촛불시위에서 ‘MB OUT’ 피켓을 내거는 등 국민들이 1년도 못 기다리는데 4년 중임제를 하면 정치 갈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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