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홍범호기자]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인 전라남도 보성군에서 한국전쟁 이후 69년 만에 처음 열린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제1회 보성군 합동추모제’가 지난 14일 서편제보성소리전수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1부 행사에서는 여순사건 이후 1950년 7월 14일부터 23일까지 10일간, 국민보도연맹으로 인해 보성군 원봉리 청용골짜기, 봉갑리 원동지 야산, 대야리 버드재, 미력재, 옥평리 냇가주막 옆 산, 용문리 야산, 도개리 복구개재, 그럭재, 오봉리 덕고개, 옥암리 남산부락 뒷 산, 율어면 참새미고개, 천포출장소 창고, 회천면 봇재 골짜기와 객산리 야산 등에서 희생된 보성군 민간인 희생자 500여명을 기리는 제례가 올려졌다.

 

이어진 사전공연에는 순천유족회 장영자 회장의 해설로 진행된 살풀이 공연이 열렸다.

박성태 보성군 유족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이 나라 이 땅에서 다시는 과거의 참혹한 아픔이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며 “언젠가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고 희생자들의 억울함과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보성군수 권한대행 윤병선 부군수는 추모사에서 “보성군은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인권증진이 될 수 있도록 지난 9월 ‘추모 및 위령사업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며 “민족의 얼과 정신이 깃든 보성에서 다시는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자체 책무 이행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년 전국 유족회장은 추모사에서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7주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민간인 희생자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정부에서는 희생자 보상 등을 위한 관련 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으나 일부 정치인들이 예산 등을 이유로 법률안 처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늘 추모제를 계기로 다시 한번 정치권에 촉구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이어진 행사에선 살풀이 공연을 한 장영자 순천유족회장이 ‘아버지의 그리움’이라는 추모시를 애절하게 낭독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후 유족들은 모두 함께 일어나 오랫동안 불러보지 못한 아버지를 목 놓아 불러보는 시간을 가져 행사장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모인 유족회장들을 비롯해 유가족, 주민 등이 제단에 헌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행사에는 전국에서 참석한 유족을 비롯해 보성군 관계자, 지역 학계 대표, 주민 등 400여명 등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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