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지난달 1일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인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의 한 교회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또 벌어졌다.

미 주요 방송사들은 텍사스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인근 마을인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 이날 무장 괴한이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모두 26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 (샌안토니오 AP=연합뉴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인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1침례교회에 5일(현지시간) 경찰이 출동,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덜랜드 스프링스 4번가 500블럭에 위치한 제1침례교회에 일요 예배일인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완전 무장을 한 괴한이 들어와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겨냥해 마구 총을 쐈고 여러 명이 쓰러졌다.

총격범은 범행 후 자신의 차를 타고 인근 과달루페 카운티로 달아난 뒤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총격범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은 옷을 입은 총격범은 교회에 들어왔을 때 완전한 전투복장 차림이었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범인은 돌격소총으로 무장하고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 (샌안토니오 AP=연합뉴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인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1침례교회 앞에 5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출동해 있다.

한 목격자는 "총격범이 여러 차례 총탄을 재장전하면서 총을 쐈다"고 했고, 교회 건너편 주유소 직원은 "20발 넘게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총격범의 신원이 26세 백인 남성인 데빈 P. 켈리이고 샌안토니오 북쪽 코멀카운티 거주자로 알려졌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경찰은 "테러조직과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서덜랜드 스프링스는 샌안토니오에서 남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은 2000년 인구통계에서 362명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주민 수가 900여 명이라고 전했다.

한 주민은 "마을에 교회 2곳, 주유소 2곳, 우체국, 커뮤니티센터 등이 있고 주민들은 대부분 서로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은 땅콩축제로 유명하고 지난달 마을 행사가 열렸다.

총격 당시 제1침례교회 프랭크 포머로이 목사는 다른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의 14세 딸 애너벨 양이 사망했다.

▲ (샌안토니오 AP=연합뉴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인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1침례교회 인근에서 5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비통해하고 있다.

텍사스 주 당국은 사망자 중에는 2세 영아가 포함돼 있다는 말도 나왔으나, 사망자 연령대가 5세에서 72세 사이라고 발표했다. 한 목격자는 세 아이를 데리고 있는 임신부도 사망자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내가 일본에서 그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다. 텍사스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사상자와 주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연방수사국과 사법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주류·담배·화기류 단속국(ATF) 등 수사기관 요원들이 대거 출동해 사건이 일어난 교회를 봉쇄하고 증거 수집 작업을 하고 있다.

▲ 텍사스 교회 총기 난사 사건 전하는 CNN 화면

경찰은 총격범의 신원을 확인 중이며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한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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