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올해 증시 호황 덕에 국내 상장사 100대 주식부호들의 주식 자산이 20조원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는 올해 주식으로만 5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시 상장사 주식 보유액 상위 100명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10조2천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90조7천721억원보다 19조4천282억원(21.4%) 증가한 규모다. 

주식부호들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 4월 말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올해 들어 꾸준히 불어났다.

작년 12월29일 2,026.46으로 마감했던 코스피가 올해 들어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벗어나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상승가도를 달린 덕이다.

주식평가액 순위에서 나란히 1·2에 오른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코스피 상승세 덕에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말보다 42.3% 상승하면서 올해 주식으로만 총 5조 37억원을 벌었다.

이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작년 말 14조3천548억원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18조2천651억원으로 9개월 새 3조9천103억원이 불어나 27.2%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이 부회장의 주식 자산은 같은 기간 6조6천643억원에서 7조7천577억원으로 1조934억원(16.4%) 늘었다.

주식부호 순위 7위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평가액도 2조7천759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2.2% 증가했다.

보유 상장주식 평가액 상위 10위에 든 부호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3위·6조8천828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4위·4조7천369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5위·4조4천394억원) 등 대부분 재벌 2∼3세 경영인이었다.

그러나 주식 자산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주식 갑부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었다.

지난해 말 282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방 의장은 지난 5월 넷마블게임즈를 코스피에 상장시키면서 그가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지난달 28일 현재 3조 1194억원으로 주식 갑부 가운데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8위에 올랐다. 자수성가형 경영자로는 방준혁 의장과 함께 상장주식 갑부 '톱10'에 들었다.

서 회장이 가진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상반기 말 기준 44.12%로 최근 평가액은 2조5천865억원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지난 6월 제일홀딩스 상장으로 주식 자산이 작년 말 대비 984.4%나 증가하면서 64위에 올랐다.

이 밖에 문은상 신라젠 대표(230.6%·52위),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167.9%·25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86.9%·22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81.2%·14위) 등이 보유한 상장주식 평가액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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