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희귀병을 앓고 있는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을 상대로 경찰이 구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8일 오전 9시 20분께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모(35)씨를 병원에서 데려와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체포 당시 딸과 함께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쓰러져 있던 이씨를 경찰서로 데려와 잠시 조사를 했지만, 그가 수면제에 취한 상태여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해 조사를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시켰다.

경찰은 이씨가 의식을 회복해 질문에 응답이 가능한 상태라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체포 사흘 만에 조사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 (서울=연합뉴스)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35)씨가 8일 오전 9시 20분께 서울 중랑경찰서에 도착했다. 경찰은 이씨를 병원에서 데려와 휠체어에 태운 채 조사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씨는 경찰서에 도착한 직후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로 눈을 감고 있었다. 경찰은 차량에서 이씨를 안아 들고 내려 미리 준비한 휠체어에 태워서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딸의 친구인 중학생 A(14)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도 영월의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A양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 등을 진술했지만, 살인 혐의는 '내가 자살하려 준비해놓은 수면제를 (피해자가) 잘못 먹은 사고'라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북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살인 동기와 방법 등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단 사체유기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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