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최근 10년간 비위사실 적발로 징계를 받은 검사 377명 중 24명만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대검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비위행위로 징계받은 현직 검사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징계를 받은 검사는 37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를 받은 검사 총 377명 가운데 중징계(해임·면직·정직)를 받은 검사는 24명(6.4%)에 불과했다. 337명(89.3%)은 경징계를 받았으며, 16명은 징계 처분 전 퇴직(의원면직)을 했다. 

한편,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음주 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는 총 20명으로, 정직 이상 중징계를 받은 검사는 한 명도 없었다.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은 5명, 견책은 2명이었고, 12명은 그보다 수위가 더 낮은 인사 조처인 경고(11명)나 주의(1명) 처분에 그쳤다. 징계가 이뤄지기 전에 스스로 검사직을 떠난 의원면직자도 1명 있었다.

일종의 징계 양형기준에 해당하는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 지침에 따르면 검사가 혈중알코올농도 0.1% 미만의 음주 운전으로 처음 적발되면 견책 또는 감봉을,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면 감봉 또는 정직 처분을 하게 돼 있다.

음주 운전 정도에 따라 첫 적발이라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이 가능한데도 실제로는 징계기준에 못 미치는 경고 조치만 하고 지나간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검찰의 징계기준이 경찰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경찰관은 혈중알코올농도와 상관없이 단순 음주 운전으로 단 1회만 적발돼도 정직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똑같이 면허정지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0.1% 미만)의 음주 운전을 했다가 처음 적발되더라도 경찰은 중징계인 정직에 처하지만, 검사는 경징계인 견책만 받고 끝날 수 있는 셈이다.

윤 의원은 "공직자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음주 운전에 솜방망이 징계를 한 것은 검찰의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 행태"라며 "어느 공직자보다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검사의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비위 행위에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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