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취업자들의 주당 취업시간이 43시간이 넘고, 5명 중 1명은 주당 5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3.2시간으로 전년 동기(43.1시간) 대비 0.1시간 늘어났다.

우리나라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1990년대까지 50시간을 넘다가 2002년(49.8시간) 처음으로 40시간대로 떨어졌다.

이후 2004년 48.7시간, 2008년 46시간, 2012년 44.6시간, 2015년 43.6시간에 이어 지난해 43시간까지 줄었다.

1년이 52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으로는 평균 2천20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농업·임업 및 어업은 지난해 상반기 35.3시간에서 올해 상반기 34.9시간으로, 건설업은 42.5시간에서 42.2시간으로, 도소매·음식숙박점업은 46.9시간에서 46.8시간으로 각각 줄었다.

반면 제조업은 45.4시간에서 45.5시간으로,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는 40.2시간에서 40.4시간으로, 전기·운수·통신·금융은 44.8시간에서 45.2시간으로 늘었다.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은 43.1시간으로 변동이 없었다.

상반기 평균 취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주당 54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이들의 비율도 올라갔다.

지난 2분기 전체 취업자는 2천675만4천명으로 이중 20.4%인 545만4천명이 주당 54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 '주당 54시간 이상' 일한 이들의 비율은 2008년 32%, 2010년 29.3%, 2012년 26.7%, 2014년 23.8%에 이어 2015년 22.7%, 2016년 20.3%까지 내려갔다가 올해 2분기에는 소폭 상승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주 12시간까지 더 허용해 총 52시간 근무를 법적 상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특례 업종으로 지정되면 노사 합의가 있을 경우 근로시간을 더 늘릴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 휴식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말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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