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필자는 제주 올레길 12코스를 걷기 위해 한경면 용수포구 절부암을 아침 일찍 찾았다.

절부암은 올레길 12코스 시작점이다.

또한 조선시대에 고기잡이를 배를 타고 나갔다가 조난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슬픈 사연이 전해져 오는 바위다.

필자는 올레길 12코스를 품은 절부암과 수월봉, 당산봉 길에서 ‘제7회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이날 행사에 참가했다.

필자는 절부암 부근에서 바라본 추자도의 매혹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당산봉 트레일과 수월봉 엉앙길을 걸었다.

당산봉 길에서는 가마우지와 거북바위. 당산봉수, 생이기정(새가 나는 절벽)을 만났다. 당산봉은 높이 148m에 둘레 4,674m, 면적 53만 4,135㎡, 폭 1,259m 규모의 오름이다. 본래 이름은 당오름이다.

당상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가히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

수월봉 화산쇄설암층은 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돼 있다.

수월봉 엉앙길에선 누이를 목 놓아 부르는 동생의 눈물 전설이 깃든 ‘녹고의 눈물’과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을 볼 수 있었다. 이 길에서 일본강점기 갱도 진지를 만났을 때는 슬픈 역사 앞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세계지질공원인 수월봉에 일본군 갱도진지라니.

아픈 역사를 뒤로하고 올라간, 수월봉 육각정에서 본 차귀도와 매바위(지질이섬), 누운섬(와도)의 신비로운 풍경이 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제7회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이 8월 10일까지 열린다.

행사 기간에 전문가와 함께하는 지질탐방프로그램과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페이스북 사진이벤트와 ‘신의 지문을 찾아서’ 인증샷 이벤트, 버려지는 해양쓰레기로 만들기 체험 등 각종 체험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폐막식인 8월 10일에는 제주해녀문화와 함께하는 제주국제관악제, 팔렌시아 브라스 앙상블, 노스 스타 옵티미스트 밴드 공연이 열린다.

수월봉 트레일에 참가하고 싶은 탐방객은 내비게이션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노을해안로 1145(제주해양경비안전서 고산출장소)를 찍고 오면 된다.

한 가지 팁을 보태면 트레일 행사 리플릿을 가지고 파트너 업체를 방문하면 10% 할인 혜택을 준다.

필자 생각에 수월봉 트레일은 생생한 지리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사 기간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한번쯤 이 행사에 참여해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면서 충분히 지질과 생태,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이 행사를 통해 여행과 교육,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수월봉 트레일에 참가해 제주도 여행에 깊이를 더하면 어떨까.

이승우 여행칼럼니스트(전 대경대 교수)
이디저디(‘여기저기’의 제주어) 여행인문학 강의·여행칼럼
010-9331-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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