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카리브 해 동쪽에 있는 네덜란드령 섬에서 50대 뉴질랜드 여성 관광객이 이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 바람에 날아가 숨지는 사고가 생겼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신트 마르턴 섬의 프린세스 줄리아나 국제공항 활주로와 접한 마호 비치에서 보잉 737기의 이륙 장면을 지켜보던 57세 뉴질랜드 여성 관광객이 항공기의 제트엔진 바람에 몸이 날아가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마호 비치는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 꼽힌다.

프린세스 줄리아나 공항의 활주로 시작 지점이 마호 비치와 불과 50m 떨어져 있으며 바다까지의 백사장 길이도 50m에 불과하다.

▲ 프린세스 줄리아나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는 비행기가 마호 비치 위를 지나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비행기가 착륙할 때 마호 비치 위를 바로 스치듯이 지나가므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이륙하는 비행기가 동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뿜어내는 제트엔진 바람에 관광객이 날아가는가 하면 넘어지거나, 해변에 빠지는 장면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변과 공항을 구분 짓는 철조망에는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제트엔진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판이 설치돼 있지만 수많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다.

소셜미디어상에는 비행기가 이륙 당시 관광객들이 철조망을 붙잡은 채 날아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 등이 담긴 동영상이 많이 게재돼 있다.

현지 경찰은 하루에도 수차례 해변을 순찰하며 철조망을 붙잡은 채 이륙 장면을 지켜보려는 관광객들을 제지하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마호 비치에서 제트엔진의 강한 바람으로 사망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부상사고가 있었다.

2000년에는 스위스 관광객이 항공기 제트엔진에 날아가 중상을 입은 뒤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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