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의사의 처방전을 변조해 9곳의 약국에서 마약류 약품을 상습적으로 처방받아온 20대 여성이 입건됐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사문서 변조·행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오모(27·여)씨를 13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최근 두 달간 부산의 약국 9곳에 자신이 변조한 의사의 처방전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수면제인 스틸녹스 112정과 신경안정제인 졸민 84정을 처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약품은 마약류 성분이 들어있어 반드시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4년 전 모 약국에서 보조원으로 일했던 오씨는 병원 9곳에서 감기 증상 등으로 발급받은 처방전의 전문의약품 기재란에 직접 볼펜 등으로 의약품의 명칭과 수량을 쓰고 자신의 도장을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가 찾아간 약국 9곳 중의 5곳은 처방전을 수상하게 여겨 해당 병원에 확인한 뒤 약을 주지 않았고, 나머지 4곳은 약을 처방한 뒤 처방전이 변조된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씨의 집에서 정체불명의 알약 2천여 정을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오씨의 소변과 모발의 감정도 의뢰했다.

오씨는 경찰에서 "3년 전부터 불면증이 심해 수면제를 처방받았지만,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약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오씨가 지인 등 31명의 명의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내용을 확인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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