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완성하는 데 바짝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23일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 21일(미국 시간 기준) ICBM 개발 프로그램으로 보이는 로켓 엔진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시험한 로켓 엔진은 ICBM 2∼3단에 쓰이는 엔진으로 추정됐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엔진시험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또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자세한 설명은 삼갔다.

북한의 이번 로켓 엔진 시험은 지난 3월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참관 아래 진행한 로켓 엔진 연소시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시 시험 성공을 '3·18 혁명'으로 부르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엔진은 북한이 작년 9월 연소시험을 한 80tf(톤포스: 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짜리 액체연료 엔진에 미사일 자세 제어를 위한 보조엔진 4개를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지난달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사용한 엔진도 이 엔진인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화성-12형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2천100㎞의 최고고도로 약 780㎞를 비행했다. 탄두부에 500㎏의 물체를 실었다고 가정하고 정상 각도로 쐈을 경우 비행 거리는 4천∼5천㎞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화성-12형의 시험발사가 ICBM 1단 엔진시험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봤다.

북한은 '3·18 혁명'으로 불린 80tf 짜리 엔진 3∼4개를 묶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기술로 ICBM 1단 엔진을 만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거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때도 중거리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묶어 1단 엔진으로 썼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3·18 혁명' 엔진 여러 개로 1단 엔진을 만들고 그 위에 2∼3단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ICBM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3·18 혁명' 엔진시험을 한 지 3개월 만에 2∼3단 엔진으로 보이는 시험을 했다면, 이는 ICBM 추진체의 완성 단계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엔진이 정확하게 2단인지 3단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ICBM 가운데 KN-08은 3단 추진체 방식이고 KN-14(KN-08 개량형)는 2단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단 엔진시험을 했을 경우 연소시험에 그치지 않고 모의탄두를 결합해 일정 높이까지 쏘아 올려 단분리 시험까지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시험했다면 우리 군 탐지자산에 포착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탐지되지 않아 모의탄두 결합 발사 시험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단분리는 추진체, 재진입체와 함께 ICBM 핵심 기술로 꼽힌다. 북한은 과거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서 1단 추진체 연소가 끝나고 2단과 분리돼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긴 다음 2단 엔진을 점화하는 '냉분리' 기술을 썼다.

북한은 이번 엔진시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성공했을 경우 ICBM 기술 완성을 향해 또 한걸음 내디딘 것으로, 한미 양국에는 간과할 수 없는 도발로 인식될 수 있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로 '레드 라인'을 넘지는 않되 내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3단 엔진 연소시험을 함으로써 한미 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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