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오는 18일 24시(19일 00시)를 기해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58만7천㎾급)'가 가동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퇴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18일 24시를 기해 고리 1호기의 가동을 멈추고 핵연료를 냉각한 뒤 2022년부터 본격적 해체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지난 9일 제70회 원자력안전위원회의를 열고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안)'를 의결, 고리 1호기 영구 퇴출을 결정했다.

영구정지 직후 원자로 안에 들어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전량 저장조로 옮겨져 보관된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들어선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인 이후 1978년 4월 29일 본격적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고리 1호기의 총 공사비는 3억달러로, 1970년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고, 경부고속도로를 4개 놓을 수 있는 규모였다.

막대한 사업비로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무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정부는 영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강행했다.

우여곡절 끝에 준공 예정일을 훌쩍 넘겨 완공된 고리 1호기는 안정적 전기 공급으로 우리나라가 산업국가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됐다.

가파른 경제성장에 따른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고리 1호기가 생산한 전력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고리 1호기가 지난 40년 동안 생산한 전력은 15만 기가와트로, 부산시 전체의 한해 전력 사용량의 34배에 이른다.

2007년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됐지만, 10년간 수명 연장이 결정돼 모두 40년 동안 전력을 생산하게 됐다.

연장 수명 만료를 1~2년 앞두고 일각에서 수명 추가 연장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안전성과 국가 에너지정책 등을 두루 검토한 원안위가 영구 정지를 결정함에 따라 고리 1호기의 불도 사그라들게 됐다.

향후 고리 1호기 해체는 ▲ 원자로 영구정지 ▲ 사용후연료 인출·냉각·안전관리(최소 5년 이상) 및 해체계획서 제출·승인 ▲ 방사성물질 제염·구조물 해체(2022∼2028년) ▲ 부지 복원(2028∼2030년) 등 4단계로 나뉘어 15년 이상 진행된다.

한수원은 오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를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이날 정부의 원전 정책 로드맵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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