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 매둔동굴에서 나온 청동기시대 사람 뼈. [문화재청 제공]

강원도 정선에 있는 매둔동굴 안에서 약 3천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시대 무덤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연세대 박물관이 지난 2월 매둔동굴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두께가 최고 18㎝에 이르는 청동기시대 재층 바로 위에서 매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골 2구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재층 속에서는 최소 두 명분의 사람 뼈 일부가 추가로 나왔다.

재층 위에서 확인된 유골 중 1호 인골은 머리를 동굴 안쪽에 두도록 안치됐으며, 두개골과 등뼈, 갈비뼈 일부가 남은 상태다. 2호 인골은 두개골만 있었다.

청동기시대 동굴무덤은 영월 연당리 피난굴에서도 확인된 바 있으나, 인골의 상태는 매둔동굴이 더 좋은 편이다.

▲ 정선 매둔동굴에서 나온 청동기시대 사람 뼈. [문화재청 제공]

한창균 연세대 박물관장은 "재층 속에 있는 목탄의 방사선연대측정 결과 전체적인 시기가 기원전 12세기∼기원전 8세기로 나타났다"며 "두꺼운 재층으로 미뤄볼 때 시신을 묻기 전 불을 사용한 의식을 치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동기시대 무덤 가운데 불과 관련된 흔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재층 위쪽의 지층이 많이 깎여나가 인골이 훼손된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 매둔동굴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 돌화살촉. [문화재청 제공]

청동기시대 재층은 재의 색깔이 하얀색인 위쪽과 재가 회색인 아래쪽으로 나뉜 것으로 파악됐다. 회색 재층에서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청동기시대 돌화살촉이 함께 발견됐다.

이에 대해 한 관장은 "매둔동굴의 돌화살촉은 인근에 있는 아우라지 고인돌에서 나온 돌화살촉과 형태가 유사하다"며 "매장 의식과 관련된 유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관장은 "인골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성별과 연령, 매장된 사람들 간의 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선 매둔동굴. [문화재청 제공]

매둔동굴은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발원한 지장천 인근에 있으며, 수직 절벽 가운데에 남향으로 뚫려 있다. 길이는 25m이며, 너비와 높이는 최고 15m와 8.5m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신석기시대 인류의 아래턱뼈와 석기, 토기 조각 등이 출토됐다. 연세대 박물관은 6월부터 발굴조사를 재개할 예정이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