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국민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대상을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서민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비과세 한도를 없애고, 의무가입기간과 가입시한도 폐지하는 방향이 거론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SA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고 새 정부와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소득이 있는 근로자와 농어민으로 제한한 가입대상을 18세 이상 국내 거주 국민으로 확대해 소득이 없는 노년층과 전업주부, 취업준비생도 가입이 가능해진다.

'국민 재산 증식'이라는 ISA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비과세 혜택도 늘린다. 특히 현재 250만원인 서민형 가입자의 비과세 한도를 없애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일반형 가입자의 비과세 한도는 현재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금투협은 현재 전체 가입자의 70%가 서민형 가입자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혜택을 늘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3∼5년의 의무가입기간을 없애 가입자가 자유롭게 중도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전세금이나 학비 등 목돈이 필요해 중도 인출하는 가입자는 비과세 혜택은 물론 이자 소득까지도 포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2018년 말로 예정된 가입시한을 폐지해 제도를 영구화함으로써 실질적인 '국민 계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총괄했던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정책특보는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단장이던 지난 8일 '가입대상을 확대하는 신형 ISA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비과세 혜택 확대가 실제 가입자 증가와 서민 재산 증식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ISA 가입자의 감소 추세가 비과세 혜택이 작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서민들은 중도 인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의무가입기간 폐지와 같은 실질적 혜택이 강화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투협이 운영하는 통합정보사이트 'ISA다모아'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31일 기준 232만2천819명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져 왔다.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비과세 혜택을 확대하면 세금감면이 동반돼 조세지출로 잡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내년 세재 개편안이 확정된 다음에야 실제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투협은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해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토대로 한 소위 'ISA 시즌2'를 우선 추진하고 장기 과제로 마련한 'ISA 완성판'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ISA 시즌2는 가입대상을 60세 이상의 노년층까지 확대하고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은 400만원, 서민형은 500만원으로 2배 상향하는 한편 중도인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누구나 편하게 ISA로 충분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최근 증시가 호황인 데다가 자본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차원에서 주식형펀드 비중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혜택을 더 주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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