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저물녘 남한강 변에 나가 낚싯대를 드리우면 세상 모든 시름도 낚싯줄과 함께 씻겨 버린다.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남한강 대교 아래에는 단지 몇몇 낚시인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세월을 낚고 있다.

 

교량 위에서는 저 멀리 점처럼 물 위에 서 있는 낚시인들이 마치 백로 한 마리가 물고기를 노리는 것처럼 보였다.

강가로 내려서니 실체가 보였고, 그들이 플라이낚시를 하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 낚시인이 힘차게 캐스팅(낚싯줄을 던지는 행위)을 하니 굵은 플라이 라인이 공간을 가르고 주욱 뻗었다.

이내 황금빛 석양에서 허벅지만 한 누치 한 마리가 걸려 퍼덕였다.

 

어찌 깊은 강에서 낚시하는지 궁금해지지만, 이 구간은 남한강이 전체적으로 넓게 퍼지며 깊은 곳이 사라져 낚시 하기에 딱이다.

무릎 정도 되는 깊이의 강을 바지 장화를 신고 다니며 낚시할 수 있다.

낚시인들이 물고기잡이에만 몰두하는 사람들로 오해하면 안 된다.

광활한 자연 아래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이런 분위기 덕분에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나 흐르는 강물에서 고기를 잡는 플라이낚시라면 더욱 그렇다.

고기 잡는 행위보다 그런 분위기에 더 심취할 수 있어 강태공이라고 불리지 않는가.

 

◇ 플라이낚시란

플라이낚시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소개돼 많은 사람의 가슴에 불을 지른 장르의 낚시다.

낚시가 스포츠로 분류된 것을 두고 '가만히 앉아서 찌를 바라보는 것이 무슨 스포츠냐'고 볼멘 목소리를 하곤 한다.

그러나 플라이낚시나 루어낚시야말로 스포츠 중의 스포츠다.

일단 흐르는 물을 강한 하체로 견뎌야 한다.

▲ 새의 깃털과 같은 친자연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플라이낚시 훅(미끼)

◇ 무엇을 낚나?

플라이낚시의 대상 어종은 정해져 있다.

일단 대부분 '흐르는 강물처럼' 흐름이 있는 물에서 이뤄진다.

대상 어종들은 바닥에 있는 곤충들을 먹는 잉어나 붕어 같은 어종과는 다른, 누치나 끄리나 산천어 등 공격성이 강한 어종들이다.

가둔 물에 주로 사는 잉어나 붕어 등은 생미끼를 사용해야 하지만, 인조미끼를 사용해 낚시하는 플라이낚시 대상 어종은 대부분 흐르는 물에 서식한다

 

그리고 끝없이 이쪽저쪽을 탐험하며 다녀야 한다.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스포츠라는 것이다.

또 물 밑에는 매끄러운 돌이 내 발을 골탕먹여 낚시인을 내동댕이칠지도 모른다.

모험심이 필요한 장르의 낚시라고 할 수 있다.

◇ 플라이낚시 명소 '어디'

매년 이맘때면 누치들이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남한강대교 아래쪽 원주시 부론면 일대에서는 낚시가 잘 된다.

또 중부권에서는 옥천군 안남면 지수리 쪽에서 끄리가 올라가는 때를 맞출 수 있다.

끄리는 사투리로 '칠어'라고 불리는 물고기로, 공격성이 강하며 포악하다.

작은 물고기를 잡는 데 여러 마리가 떼로 공격한다.

 

이쯤 되면 이런 녀석들을 다루는 것은 낚시가 아니라 사냥에 가깝다.

호남권에서는 드들강 일대, 경북권에서는 안동호 상류에서 매년 이맘때 플라이낚시를 즐길 수 있다.

◇ 주의점

안전을 위해 여러 명이 함께 가는 것을 권한다. 허리 이상 깊이는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깊은 수심에서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하자.

플라이 낚시인들은 담배 재떨이까지 지니고 다닐 정도로 자연보호 의식이 철저하다.

잡은 고기는 놔주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낚시하러 다니면서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일은 정말 삼가야 한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