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 출근길부터 '국민소통 대통령'의 모습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회 취임식이 끝난 뒤 시민들과 격의 없이 인사하고, 부드러운 '파격' 경호를 보여준 데 이어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출근길에서도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

11일 오전 7시 30분께, 문 대통령 내외가 머무르고 있는 홍은동의 빌라 주변은 경호원 6∼7명이 사저 앞을 지키고 있을 뿐 예상외로 한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호인력은 점차 배가됐지만, '위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경호원들은 문 대통령의 사저 출발을 앞두고 30분 전부터는 탐지견과 함께 빌라 주변을 도는 등 '불상사'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께 사저에서 나와 대기 중인 '방탄차량'에 올랐다.

▲ 자택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며 주민들로부터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몇 미터 채 이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멈춰 섰고,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단지의 입구 쪽에 모여 있는 20여 명의 주민·지지자들에게 다가갔다.

예상치 못한 문 대통령의 '하차'에 주민·지지자들은 환호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불편하셨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쇄도하는 '셀카' 촬영 요청에도 응하면서 "오, 잘 찍으시네요"라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진짜 국민의 대통령"이라면서 환성을 질렀고, 또 다른 시민도 "그냥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인사를 하네"라면서 활짝 웃었다. "수고하시고, 마지막 웃으면서 나오세요" 라고 응원하는 시민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고맙습니다"라면서 감사의 표시를 했다.

70대로 보이는 한 할머니가 문 대통령을 향해 큰절을 하려고 하자 "어이쿠"라면서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쏟아지는 요청에 일일이 응하는 사이 수행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일정에 늦을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과도 악수했다. 한 기자가 "오늘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로 출근하는데 어떤 마음가짐인가"라고 묻자 "허허"라고 짧은 웃음으로 답했다.

경호원들은 문 대통령 주위를 정리하는 수준으로 경호했고, 몰려드는 시민들을 지나치게 통제하지는 않았다.

문 후보는 약 3분가량 주민들과 인사를 한 뒤 다시 차량에 올라 청와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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