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23일 오전 8시(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전국 6만7천여 투표소에서 개시된다.

대선을 사흘 앞두고 지난 20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관들을 상대로 한 총격 테러까지 발생해 막판 표심의 향배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기간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과 경제 활력 저하, 유럽연합 탈퇴와 이민자 수용 문제 등이 주요 이슈인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는 2주일 뒤인 다음달 7일 진행된다. 

▲ 프랑스 대선 선두 4인(왼쪽부터 피용, 르펜, 마크롱, 멜랑숑)[AFP=연합뉴스]

현재까지 여론조사들을 보면 강한 유럽연합 건설과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12만명 감축, 문화적 다양성 포용 등을 내건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가 23∼25% 가량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22∼24% 수준의 지지율로 마크롱을 근소한 격차로 뒤쫓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후보다.

그는 유럽연합과 유로존 탈퇴, 이민자 대폭 축소 또는 잠정 수용 중단, 보호무역장벽 건설, 반(反) 이슬람, 프랑스 우선주의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3∼4위는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65)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피용이 조금 앞서는 형국이다.

피용은 사회당과 함께 프랑스의 양당 체제를 이끌어온 공화당 대선후보로, 친(親) 기업 정서와 유럽연합에 찬성한다는 면에서 마크롱과 유사점이 있으나,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사회문화적으로 우파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보수파라는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가족을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지지율이 급락했지만 최근 막판 회복세를 타고 있다.

멜랑숑은 EU와 자유무역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르펜과 비슷하지만,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대폭 강화, 주당 근로시간 감축, 외국인노동자 차별 금지 좌파 성향이 뚜렷한 후보다.

이번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1∼2위권과 3∼4위권의 지지율 격차가 3∼5%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선두주자 4명중 누가 결선에 진출할 것인지를 점치기 어렵다는데 있다.

▲ 프랑스 대선 홍보물[EPA=연합뉴스]

투표 직전까지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은 29%가량(여론조사기관 BVA의 21일 발표치)으로 지난 대선들보다 높아 이들의 표를 막판에 누가 끌어모으느냐가 승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투표소 주변에 5만명의 경찰을 배치하는 한편, 주요 인사들의 동선에 따라 경찰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배치하는 등 테러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후보별 예상 득표율은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공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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