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창인 요즘이지만 의외로 지금은 여름 과일의 대표명사 수박이 제철이다.

제철 먹거리를 찾는 맛 마니아들은 제철을 맞는 봄 수박을 맛보기 위한 여행을 한다.

수박은 여름과일 아니던가?

그러나 남쪽 지방은 절대 그렇지 않다.

연중 따스한 날씨 덕분에 경남 함안은 한겨울에도 수박 재배가 가능한 곳이 됐다.

함안 수박은 1800년대 군북면 월촌 지역에서 최초로 재배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스한 기후 덕분에 수박의 산지가 된 것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범람이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걸핏하면 범람이 일어나곤 했다.

그래서 이곳은 예로부터 '역수(逆水)의 고장'이라 불렸다.

그러다 보니 모래가 잔뜩 옥토를 뒤덮곤 했다.

함안은 길이만 338㎞에 이르는 제방을 쌓아 이겨냈다.

또 강의 범람은 곳곳에 늪을 만들었다.

농수로와 친환경 생태연못 '둠벙'을 친환경농업에 활용하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모래가 뒤덮인 곳은 배수가 잘된다. 수박 재배의 천혜의 조건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함안은 수박 농사의 메카가 됐고 지난해 말에는 함안 수박 산업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 비닐하우스의 보급으로 함안 수박은 한겨울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12월 중하순부터 출하되기 시작해서 1·2월 생산되는 양의 70% 이상이 함안산 수박이 된 것이다.

요즘 같은 4월 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박을 이 고장 사람은 '제철 수박'이라 이야기한다.

한겨울 수박 생산 이후 생산되는 제철 수박이기 때문이다.

 

그럼 한여름에는 함안에서는 수박을 생산하지 않을까? 답은 '그렇다'다.

극소수 생산을 하기는 하지만 한여름 수박에 함안수박 마크가 찍혀 있다면 일단 의심하고 보라는 게 현지인들의 말이다.

이곳에서는 수박 생산이 끝난 6월 말에는 벼를 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같은 채소를 재배할 때 겪을 수 있는 '연작 피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비닐하우스를 모조리 철거하는 것이다.

벼농사는 6∼9월까지 짓고 9월 말에 추수를 한다. 역시 따스하고 어쩌면 무더운 기후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함안의 수박은 한여름에 생산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벼를 추수한 뒤엔 비닐하우스가 지어지고 겨울 수박이 마치 알이 크듯 자라난다.

함안 수박은 이런 이유 덕분에 한여름이 아니라 '봄철이 제철'이다.

이번 주말 함안에서 수박 축제가 열리는 까닭이다. 읍내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니 미식여행을 염두에 둔 사람들은 한번 찾을만 하다.

◇ 교통

서울에서는 하루 3∼4편의 기차가 함안에 닿는다. 서울에서 가려면 오전 8시45분 ITX 새마을을 타면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새마을은 KTX보다 좌석이 더 편리하다.

부산에서는 직통은 없지만 환승하면 하루 6편의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경남 도청 소재지인 창원과는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어 무척이나 편리하다.

◇ 먹거리

 

낙동강을 끼고 있는 함안에서는 예로부터 힘 좋고 튼실한 장어가 많이 잡혔다.

시중에서도 맛난 장어집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는데, 고추장 양념을 듬뿍 입힌 장어는 보드랍고 담백하다. 아래쪽에 촛불을 둬 식지않고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메밀이 잔뜩 들어간 '메밀국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찰진 매밀 맛이 혀 뒤쪽을 감는 맛이 일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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