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시절인 1960년대 ?북한의 국제적 고립 상태를 보여주는 외교문서가 약 반 세기만에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최근 불가리아 국립문서보존소가 비밀해제한 북한 관련 기록물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1962년 8월 북한 유학생 4명의 불가리아 망명 사건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19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북한주재 불가리아대사관 및 불가리아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작성된 약 2000여 매의 외교문서 중 1968년 기록물인 <북한 유학생 망명>에는 북한의 송환 요구와 이를 거부한 불가리아 정부로 인해 양국간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겪었다는 내용과 함께 이같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에 따르면 양국간 갈등은 1968년에 가서야 해소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60년대 말에 이르도록 북한 유학생의 본국 소환 정책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망명했던 4명의 유학생 중 3명은 현재 불가리아에 거주 중이며, 29년 간 무국적자로 살다 지난 1991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작년 6월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아직도 북한 유학생들과 친교를 맺고 있다”고 밝히며 “(그 유학생들이) 일대일 술자리에서는 김부자(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방바닥에 내팽개치며 욕설을 퍼붓는 일도 있었다”는 증언을 꺼내기도 했다.


그들은 불가리아에서 “6.25전쟁은 북한의 침략전쟁”·“체코식 경제개발계획은 허구”·“김일성 선집보다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뒤 북한대사관에 의해 감금되었으나, 불가리아 정부의 전면적인 보호의사 표명하에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록물 공개는 북한의 지금과 같은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행보가 뿌리깊은 역사를 지닌 고질병이라는 사실을 자료상으로 확증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이경옥 국가기록원장은 국가기록원은 “세계 각국에 흩어진 한국 관련 기록물을 수집해 후대의 유산으로 남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작업이 ”한국 근현대사 연구 뿐 아니라 한민족 공동체의 형성과 민족 자긍심의 고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턴기자 용남군 ygshow@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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