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정부가 지난해 집계한 공식 실업자는 101만명2천명이었지만, '사실상 실업자'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공식 실업자에 취업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 학원 통학생, 쉬었음,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을 모두 합친 사실상 실업자는 지난해 453만8천명이었다. 2013년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5년만 해도 매달 15만명 이상 늘어나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4월 증가 폭이 4만8천명으로 급감했다.

 

급기야 7월에는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 6만5천명 줄었다. 감소 폭은 매달 커져 12월에는 11만5천명까지 확대됐다.

15∼29세 청년층 고용시장은 2년 연속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1999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월간 청년 실업률 최고치만 열두 달 중 7차례나 새로 썼다.

지난해 연간 기준 청년 실업률은 9.8%로, 전년도인 2015년 최고 기록이던 9.2%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남성 청년의 실업률은 10.9%, 여성은 8.8%로 남녀 모두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에 조사한 결과 210개 기업 중 48.6%가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채용하더라도 일을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취업 무경험자 대신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는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취업경험별로 실업자를 나눠보면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9만5천명으로 16.1%나 늘었다. 2.5% 늘어난 취업 유경험 실업자(91만7천명)보다 증가세가 가팔랐다.

청년층 대부분이 경력 없이 고등학교·대학을 졸업하고 고용시장에 뛰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층의 일자리 진입이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는 작년 말 2017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지를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30만명이 아닌 26만명으로 제시했다. 고용 위축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고용 위축은 소득감소로 직결되고, 이는 다시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이러한 고용 위기 신호가 우리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자리 예산 상반기 조기 집행, 각종 세제·금융 지원 등을 통해 고용시장의 활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얼마만큼의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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