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인공의 삶이 뒤바뀌거나 어느날 타인의 삶의 살게 되는 영화는 많았다. <18 Again>, <체인지>, <Big> 등 이제는 아재의 상징이 된 <주말의 명화>에서 너뎃번씩은 '틀어주었던' 영화들부터 최근의 <광해, 왕이된 남자>, <수상한 그녀>같은 근래의 영화까지, 갑작스레 다른 이의 삶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인 이야기이고 한번쯤 누구나 꿈꿔보는 상상이 아닐까. 동화 <왕자와 거지>의 오래된 힘이다.

   
▲ 냉혹한 킬러(?) 해진형님

<럭키>는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거부할 수 없는 운명 때문에 육체가 바뀌는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에피소드를 가지고 시작한다. '뒤바뀜'으로 인해 어느 한쪽이 쾌재를 부르거나 세계가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이 살아오던 익숙한 패턴과 좁은 시야를 벗어나고 나서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소중한 것을 지킬 용기를 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 졸지에 옥탑방 신세가 됐지만 소중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혈우병이라는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들이다. 한번쯤은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삶을 살아보기를 원했고, '혈우병이 없었다면...'하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남의 것을 부러워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 객원기자단 단체 영화관 나들이

헌데,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이 배우의 입을 통해 너무 직설적으로 나온 듯 해 아쉬움을 남겼다. 주인공 형욱(유해진)은 자신의 삶을 훔쳐 살다 걸린 재성(이준)에게 훈계를 하는데, 자기는 삶이 바뀐 동안 당신이 가진 비루한 것들 속에서 진주를 찾아냈다라는 식의, 대기업과 공무원시험에 목매는 젊은 세대들을 향한 다분히 꼰대적인 잔소리를 하는 것 같아 감독의 화법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 "니가 없는 그곳은 나에겐 지옥이었어!"

그래도 99%의 관객이 입모아 말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배우 유해진의 능청스러움과 그에 대한 우리들의 매우 주관적인 애정(며칠 전 영화제에서 김혜수와 보여준 따뜻한 스킨쉽이란! 같은 남자지만 멋졌다...)이 바탕되어 꽤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유해진이 주연을 맡는 영화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결코 빛나는 비주얼이 아니어도, 개그로 시작해 개그로 끝나는 막장코미디가 아닌 사람 냄새 나고 내 삶을 동화시켜 볼 수 있는 주인공이 우리 곁에 많았으면 한다. 아, 현재 주말드라마를 수놓고 있는 여배우들(조윤희, 임지연)의 색다른 모습을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신선했다.

   
▲ 훈내 향수를 뿌리셨나..

But 그러나, <럭키>에서 가장 반가운 얼굴이자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삼촌미소를 짓게 만들었던 주인공은 바로 올해 코헴 여름캠프에서 만났던 강원지회 김형석 회원의 동생 김정연 양(배우/CF모델)의 출연이었다! 알고 본 건 아니었는데, 객원기자 중 한 명이 영화 중간에 알아보고 무릎을 퍽퍽 치며 정연 양 나왔다고 난리가 난 것이었다. 코헴 회원이라면 이 영화 볼때 꼭 김정연 양을 찾아내시길~

   
▲ 코헴 여름캠프에 함께했던 코헴가족 배우 김정연 양(16)

[헤모라이프 객원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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