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경찰이 장애가 있는 할머니에게 13년간 식당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은 식당 업주를 불구속 기소됐다.

23일 전북 김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고창군 한 식당에서 전모(70·여)씨를 고용하고 임금을 주지 않은 식당 업주 조모(64)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씨는 2003년부터 이 식당에서 일했다. 조씨는 전씨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월급 30만원을 약속했다.

전씨가 13년간 식당에서 일하고도 받지 못한 임금은 조씨가 약속한 월급 30만원으로 계산하면 4천680만이다.

▲ 13년간 노역을 당한 할머니의 모습.

하루 8시간 기준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면 1억5천만원이 넘는 돈이다.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은 익산고용노동지청에 이와 관련한 협조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현행법상 체납임금의 공소시효가 해고 시점에서 이전 3년이기 때문에 할머니가 식당을 나온 지난 2월부터 이전 3년 치 임금만 받을 수 있다.

노동지청은 고용주와 근로자를 만나 고용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 등 조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임금 미지급 이외에 폭행이나 감금 등이 있었는지 조사했지만, 추가 범죄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전씨가 3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기는 했지만, 주변 상인과 동료 직원 등의 진술을 종합해 본 결과 가혹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결론 내렸다.

현재 전씨가 앓고 있는 위암과 식당에서 매일같이 12시간씩 일했던 과도한 노동강도와의 연관성도 분명치 않다.

경찰 관계자는 "투병 중인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고 수사과 직원 30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할머니께 전달했다"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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