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중부경찰서 경무과 경무계 장정훈 경장

길고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들판에는 가을 수확이 한창이며 산도 새 옷을 갈아입는 가을로 접어들었다. 필자의 집 또한 농사를 짓는데 이맘때면 마당에 나락과 깨, 고추 등을 말리고 할머니 손을 잡고 함께 맨발로 나락을 뒤집고 깨도 털고 했던 일이 생각난다.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비를 맞으며 마당으로 뛰쳐나가 비닐로 말리던 수확물이 비에 맞지 않게 덮어주던 일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경찰관이 되고 보니 가을, 특히 10월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체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면 10월 10.1%, 11월 8.9%, 8월 8.8%순으로 가을 농번기, 행락철 등에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 별로는 18-20시 12.9%, 16-18시 9.4%, 20-22시 9.3%로 농번기에 해가지고 일을 마쳐 집으로 귀가하는 저녁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난타났다.

농촌은 영농인구의 갈수록 고령화되어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대부분 기계화 영농에 의존하고 있다. 추수철 농기계를 이용한 활동량이 많아짐에 따라 농기계 단독사고 및 자동차와의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사고 있다.

농기계 사고의 유형을 보면 농기계 운전 시 부주의로 인한 전복과 추락사고, 도로운행 중에 농기계와 일반차량이 추돌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 원인은 운전자들의 안전수칙과 교통법규 미 준수, 농촌지역의 고령화에 따른 운전자들의 반사능력 저하와 부주의 등이다.

최근 경찰에서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교통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경운기나 트랙터 등 농기계에 반사경을 부착하는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농번기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대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자동차 운전자와 농기계를 운전하는 농민의 주의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농기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점은, 차량 운전자들이 먼저 여유를 갖고 농기계 운전자들은 노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기계 운전자에게 라이트나 짧은 경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상대적 약자인 농기계 운전자에 대한 양보와 배려를 생활화하여 운전자의 안전의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해중부경찰서 경무과 장정훈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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