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유방암을 에방하기 위한 '예방적 유방절제술'이 최근 3년간 5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방암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특정 변이 유전자로 인해 가족 내 세대를 거듭해 발병하는 유전성 유방암이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성 유방암의 대표적인 원인 유전자는 BRCA1, BRCA2로 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BRCA1 변이를 판명받고 예방조치로 두 유방을 모두 절제한 바 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전국 28개 대형병원에서 BRCA 변이가 확인된 한쪽 유방암 환자 717명을 대상으로 반대편 유방에 대해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사례를 분석했다고 18일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졸리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2013년을 기점으로 국내 예방적 수술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2012년 시행된 예방적 유방절제술 건수는 4건에 불과했지만, 2015년 20건으로 5배로 늘어났다.

유방암과 함께 BRCA 변이로 발병 위험이 큰 난소암을 예방하기 위한 수술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행된 양측 난소 절제술은 16건에서 75건으로 4.7배로 뛰었다.

▲ '예방적 유방절제술' 최근 3년간 5배로 증가

이런 예방적 수술의 목적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BRCA1 변이 여성의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생 위험률은 72.1%, 난소암의 발생 위험률은 24.6%였으며, BRCA2 변이의 경우 각각 66.3%와 11.1%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이런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BRCA 유전자 검사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연간 시행된 BRCA1 검사 건수를 분석한 결과 역시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천837건으로 3배가량으로 증가했다.

또 학회가 국내 유방암 전문의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5년 예방적 수술을 상담하는 경우가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예방적 유방절제술' 최근 3년간 5배로 증가

한세환 학회 이사장은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인다"며 "그동안 많은 환자가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 절제에 대한 상실감과 두려움으로 예방적 수술을 망설였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유전자 검사와 예방적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는 전문의 상담을 거치는 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성원 학회 홍보이사는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BRCA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경우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과 실에 대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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