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의 내면으로 들어가 숨겨진 아름다움을 들춰내고 있는 인물 사진들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수원 국제 사진 축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립된 사진 행사다. 자유와 표현을 사랑하는 선구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이 진행하는 전시다. 매년 인상적인 전시와 열정으로 국제적인 사진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원 국제 사진 축제에 개인전으로 참가한 권학봉작가의 사진은 수 년 동안 아시아 전역의 소수민족인 고산족을 찾아다니면서 촬영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현대화의 물결 앞에서 이제 사라저가고 있는 전통문화의 파편을 찾아낸 그의 사진에서 우리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되돌아 볼 수 있다. 그의 사진은 관광 상품으로 전락한 건조한 표면이 아니다. 피사체의 내면으로 들어가 숨겨진 아름다움을 들춰내고 있는 인물 사진들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 전시 일정

산위의 얼굴들
수원미술전시관
11월 1일~ 11월6일

◇ 작가 노트

산위의 얼굴들

중국남서부에서 동남아시아의 북부지역에 넓게 자리잡고 살아가는 많은 소수민족들이 있다. 원래부터 현재의 위치에 살았던 마을도 있고, 2차세계대전이 끝, 신생 중국의 건국등 혼란을 피해 현재 위치로 이주해온 마을들도 있다. 아직까지 독립을 포기하지 않고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버마의 카렌족 그리고, 베트남전에서 미국 CIA의 손발되었던 몽족까지 험난한 삶과 차별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중국 혁명을 피해 남하한 중국 출신의 소수민족도 있다.

요즘 그들의 문화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피할수 없는 세계화의 바람이다. 삶의 방식이 편리함으로 향해가는 바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들 만의 종교와 문화를 지키면서 약 1000m 이상의 고산에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는 마을이 많다.

고유문화에 대한 아쉬움은 내가 자라온 나라에서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그것을 파괴해 왔는지 혹은 잃어 버렸는지 체험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의 전통을 엿볼때 마다 세계화로 잃어버린 어떤 기억을 마주하는 것 같다. 이렇게 우리 자신에게 내면해 있는 다양성에 대한 갈증은 점점 더 커저만 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노린 정부는 여러 소수민족을 모아서 하나의 놀이동산처럼 만들어 관광객을 유혹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전통을 지킬 것을 강요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달콤함을 맛본 사람들의 이기심이다.

나는 그들의 문화와 전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조금이나마 원형에 가깝게 기록하고 싶다. 나는 그들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에 나는 초점을 맞춘다. 비록 그것이 자극적이거나 흥미롭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이야기는 시간이 만들어 줄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작업의 원동이 되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그들의 기억을 마주할 때 마다 아쉬운 것 역시 사실이다.

◇ 작가 프로필

권학봉
hanabi7707@naver.com
http://hakbongkwon.com/

권학봉은 1977년 상주에서 태어났다.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알라미와 게티이미지의 기고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스트로비스트 코리아‘를 운영중이다. 현재 한국과 태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집필 활동 및 다양한 기고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경력

한화종합화학 디자인센터 그래픽디자이너(~2006)
Alamy(영국), Getty Images(미국) 기고 사진가
Showden Photo contest Choice Award(호주)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꿈꽃팩토리+한겨레신문 주관) 권학봉 개인전 ‘유목의 사람들’
아트 스페이스 너트 개인전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건‘

저서 – 포토샵 라이트룸 사진보정 강의 (황금부엉이 출판사)
사진강좌 사이트 strobistkorea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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