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폭염과 이상고온 현상으로 추석을 앞두고 고랭지 배추와 무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중순(8월 11~18일) 고랭지 배추 가격은 10㎏(상품)을 기준으로 1만3천440원으로 이달 상순(1만300원)보다 30%가량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7천500원)보다 무려 79%나 높아졌다.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달 중순 고랭지 무 18㎏당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높아진 1만3천120원이었다.

배추보다는 가격 상승 폭이 크진 않지만, 추석과 김장철에 수요가 가장 많은 채소류 중 하나여서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배추와 무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올여름 연일 계속된 가마솥더위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배추나 무 등 고랭지 작물은 7~8월에는 해발 600~700m, 기온이 더 올라가는 8월 하순~9월에는 1천m에 있는 경작지에서 기온이 섭씨 18~25도 정도일 때 잘 자란다.

하지만 이달 중순까지 최고기온이 평년 대비 섭씨 2.2도가량 높았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은 42㎜ 내외로 가뭄이 지속했다.

특히 고랭지 배추의 경우 95%가량이 강원도 지역에서 재배되는데, 강원도 역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다.

또 이달 상순까지는 배추 출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중순에는 고온이 지속되면서 무름병, 잎마름병, 바이러스 등이 확산해 출하가 원활하지 않았다.

실제로 고랭지 배추 주산지의 일별 최고기온 기록을 보면 강원 삼척 하장면은 지난 10일 낮 최고기온이 30.5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닷새간 30도를 넘으면서 작황이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하순부터는 해발고도가 높은 주산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출하작업이 시작돼 배추와 무 모두 중순보다는 출하량이 많겠지만, 고온 피해로 출하량 증가폭이 크진 않을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폭염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다행히 작황 피해가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산지에서 작황 피해가 컸다"며 "출하량이 늘면 가격이 내려가긴 하겠지만 배추의 경우 워낙 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고 추석 때는 수요가 집중돼 가격 하락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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