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콜라와 사이다 같이 당과 탄산이 들어있는 가당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고혈압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 여성의 경우 고혈압 위험이 2배까지 올라갔다.

한림의대 송홍지(가정의학과), 가천대 이해정(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2007~2009년 국민영양조사에 참여한 9천869명의 가당탄산음료 섭취빈도에 따른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식품섭취빈도조사를 통해 대상자가 일주일에 섭취하는 가당탄산음료 횟수를 조사하고 성별과 비만 여부에 따라 고혈압 위험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고혈압은 확장기 혈압(최저혈압)이 90㎜Hg 이상 또는 수축기 혈압(최고혈압) 140㎜Hg 이상인 경우, 비만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로 정의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14.5%에서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당탄산음료가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를 가당탄산음료 섭취빈도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섭취빈도가 가장 많은 그룹은(주 2.3회) 가장 적게 마시는 그룹(주 0회)보다 고혈압 위험이 1.4배 높았다.

또 가당탄산음료에 따른 고혈압 위험은 성별, 비만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여자의 성별을 구분해 가당탄산음료 섭취빈도에 따라 다시 각각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고혈압 위험을 비교했다.

여성에서는 가당탄산음료를 가장 많이 마시는 그룹이 주 1회, 가장 적게 마시는 그룹이 0회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비만한 여성은 주 1회 가당탄산음료를 마실 경우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고혈압 위험이 2배 높았다. 반면, 비만하지 않은 여성에서는 가당탄산음료에 따른 고혈압 위험이 1.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성은 가장 많이 마시는 그룹이 일주일 2.3회, 적게 마시는 그룹이 0회로 구분됐다. 비만도가 정상인 남성이 일주일에 2.3번 가당탄산음료를 마시면 마시지 않을 때보다 고혈압 위험이 1.8배 높아졌다. 비만한 남성의 가당탄산음료 섭취에 따른 고혈압 위험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정 교수는 "콜라, 사이다와 같은 가당탄산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성별, 비만 여부에 따라 가당탄산음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홍지 교수는 "가당탄산음료가 혈압을 높이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는 고혈압과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비만한 여성의 경우 가당탄산음료 섭취에 따른 고혈압 위험이 가장 큰 만큼 가당탄산음료 섭취 횟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반면, 남성에서는 가당탄산음료의 영향이 나타나지 않거나 여성보다 낮은데 그렇다고 가당탄산음료를 마음껏 마셔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남성의 경우 음주처럼 혈압을 높이는 다른 요인의 영향이 커 상대적으로 가당탄산음료의 영향이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공중보건'(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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