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중국 정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의 만리장성에서 벽돌을 훔쳐가는 주민들의 행위가 빈발하자 불시 점검 단속에 나섰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국가문물국은 전체가 2만1천㎞에 이르는 만리장성을 관할하는 지방 당국들이 10여 년 전에 제정된 국가보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정례 점검과 불시 점검을 통해 단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만리장성의 전체 구간의 3분의 1가량인 명나라 시절 구축한 구간은 바람이나 폭우 등 자연 현상에 따라 훼손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관리 당국은 지역 주민들과 일부 관광객의 무분별한 행위도 만리장성의 훼손의 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만리장성의 벽돌을 훔쳐내 건자재로 사용하거나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중국 만리장성학회는 지적하고 있다.

만리장성학회는 2014년 발간한 조사 보고서에서 장성의 일부 탑들이 흔들릴 정도의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 학회의 둥야오후이(董耀徽) 부회장은 "만리장성의 보존보다 보수에 더 큰 비용을 들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아직은 대규모 피해가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여러 파손 부위가 누적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리장성은 기원전 3세기부터 쌓기 시작해 명나라(1368∼1644) 때 6천400㎞ 구간을 마무리함으로써 전체가 완성됐다.

국가문물국에 따르면 제대로 보존된 만리장성은 전체 구간의 채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둥 부회장은 재원 부족에다 만리장성이 지나는 15개 성의 관리 감독 소홀로 훼손된 부분이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명대에 건설된 베이징 인근의 만리장성은 관광 명소로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낙서 등으로 훼손돼 몸살을 앓고 있다.

국영 언론들은 글자가 새겨진 만리장성의 벽돌을 주민들이 뜯어내 30위안(약 4천900원)에 판매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다 폐허가 되거나 무너져가는 만리장성 구간을 탐방하는 '와일드 만리장성'이라는 이름의 여행상품이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만리장성 보존에 장애가 된다고 이들 언론은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